반공의 궐기(蹶起) 및 행사가 어느때보다 활발히 거행되고 있다. 가톨릭교회와 그 신자들이 무신적인 공산주의를 배격하는 그 이념적(理念的)인 이유를 열거해 보고자 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물질만을 인증한다. 그 물질이 전화된 꼴(形態)이 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곧 식물이요 동물이며 인간이라고 한다. 그것을 어렵게 표현하여 오직 하나의 현실(現實)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인간은 천주의 창조(없는 가운데서) 하신 바요 영원히 멸망하지 않는 영혼을 가지고 있음을 가르치는 교회와는 근본을 달리하는 것이 공산주의인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이 사회는 물(物)의 끊임없는 혼란인데, 그것은 필경 계급없는 사회로 진행한다고 한다. 따라서 신(神)은 없다고 한다. 이것 또한 교회의 가르침과 비교해서 바탕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물질이 종속될 수 없는 지성(知性) 및 자유의지(自由意志)가 있다. 천주는 성부 성자 성신의 3위의 천주성(天主性)의 절대위치에 조재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물질만을(唯物) 인정한다고 내세움으로써 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는데 그 연고는 인간의 자유의지(自由意志)를 박탈하고 그로 말미암아 공산주의에 무조건 추종케코자 노린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自由意志)를 거의 완전히 말살하고 몰수(沒收)하지 않고서는 그들의 지배(支配)를 위한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다. 교회는 인간에게는 양도할 수 없는 인간권리로서 선(善)을 행하고 악을 피하며 마침내는 제 영혼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공산주의는 그런 인간권리를 인증하지 않는다. 왜 그들은 인간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공산주의자 자신들도 갈망하는)를 인증하지 않는가? 다르 아무 이유도 없다. 앞에 말한 공산지배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이론을 수립하기 위해서이다.
공산주의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공산 침략의 쓰라린 경험으로 그들의 잔인무도한 행각을 충분히 알고 있는 터이다. 그들의 이론에는 윤리성(倫理性)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도무지 무엇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없는 법이다. 윤리성이 없다는 것은 자유가 없음과 완전히 같은 뜻이 된다. 따라서 공산사회에는 인간 자유가 없는 것이다.
인간생활에 있어 가족 및 가정생활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공산주의자들은 부모가 자녀에 대한 근본적인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녀들까지도 사회에 예속되어 있을 뿐이다. 교회는 자유의지라는 수단을 통해서 인간이 희구하는 자유에 도달할 수 있고 드디어 신(神)과 일치할 수 있음을 가르친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양육할 자연한 권리를 천주로조차 물려받았다. 오직 그 권리는 신에게서 나온 바인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은 그것이 모두 사회에 있다고 한다. 사회를 신(神)의 위치에 올리고 절대화(絶對化) 해두고 있어 사회에다가 인간의 운명을 송두리채 사회에 맡겨두고 있는 것이다.
공산사회는 재산의 소유와 생산수단을 차지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는데 모든 사유재산 및 특별히 어떤 생산수단인 인간의 자유를 행사하며 발전하기에 필요불가결한 것임을 가르치는 교회와는 이전에 있어서도 철저히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공산사회에서는 인간이 남을 고용할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은 공산사회 앞에 인간을 노예화 하자는 방법에서 나온 것이다.
교회는 고용이 사회질서에 필요한 것으로 보고 다만 정당한 임금 및 고용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상은 극히 근본적인 데서 교회정신과 공산주의가 행로(行路)를 달리하고 있음을 밝혓다. 우리는 교회와 같이 생각하고 교회와 더불어 행동하고 있다. 비록 그 직역(職域)을 달리하고 있을지라도 개인적인데서부터 파괴될 수 없는 공고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세계 어디서도 가톨릭신자의 반공신념을 최대로 평가하지 않는 곳은 없다.
그러나 한편 반공의 실제면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국시(國是)와 법률의 방파제(防波堤)가 있고 또 반공교육을 실시 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일이다.
그 연고는 공산주의란, 잉념이요 신념이며 사상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가공(可恐)할 핵무기를 쓴다고 할지라도 사상을 소멸시킬 수는 없다.
반공의 최선은 신앙이 크게 전파되는 길 밖에 없다. 이런 사실은 오히려 공산주의 측이 지실(知실)하고 있는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