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로 제2차 바티깐 공의회 첫회기가 끝났다. 그간 공의회에 상정(上程)된 의안은 그 표제만을 든다면 전례문제 계시문제 그리고 「매스콤」에 관한 문제의 3종별이 있었다. 그중 토의 완결을 본 전례문제는 전문위원들이 합의(合意)에 도달한 것을 추려서 보다 간결한 원안(原案)을 지어 재차 총회의 승인을 받게된다. 모든 합의 및 승인은 투표로 결정하게 마련이다. 이런 절차가 끝나면 그대로 기본법(基本法)이 되어 교황의 재가 선포를 기다리게 된다. ▲계시(啓示) 문제는 신중파의 견해가 주효되어 마침내 교황의 의안(議案) 재작성 명령을 받게 되었다. 그다음 상정된 것이 신문 · 라디오 · 테레비 · 영화 및 연극 등 「매스콤」 문제이다. 공의회에서 적어도 셋째 자리를 차지한 것이 「매스콤」이었으니 솔직이 말해서 신문종사자 한 사람으로서는 어깨가 으쓱하지 않을 수 없음을 느낀다. ▲한국의 「매스콤」이 구미 각국보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뒤떨어져 있음은 말할나위없겠으나 그 발전상에 있어 그 진도(進度) 양상 및 의욕에 있어서 결코 부진(不振)한 것이 아님을 여러 각도에서 증언할 수 있다. 신문이 반영되는 감도(感度)나 영화 · 라디오의 기술면은 정영 일진월보(日進月步)의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거기에는 눈에 불이 나는 치열한 경쟁이 있고 승패(勝敗)의 갈림이 분명한 것이다. 낡은 기계에 자칫 잘못 숨을 돌리는 동안 언제 남들이 저만치 달려간 것을 보고 그때는 벌써 한탄의 시기도 늦게 마련이다. 사람도 그렇게 낡고 뒤떨어지기 일수다. ▲그렇게 숨가뿐 직업이요 작업일 수야 있느냐고 할지 모르나 거짓없는 실정이며 숨김없는 사정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곧 후진사회의 격동하는 변천인 것을 누가 달리 걷잡아 말할 수 있겠는가? 어찌 생각하면 불행같은 것으로도 여겨진다. 고양이 눈알처럼 불안(不安)하고 어디 좀 허술하면서 안정된 것이 없으니 말이다. ▲여기 우리의 정확한 측정(測定)이 있어야 한다. 「매스콤」의 이름으로 일반사회는 새것을 찾아 저렇게 달려가고 있는데, 구태의연(舊態依然)하고 겨우 답보상태에 있는데다가 가끔 완강한 수구(守舊)의 소리가 텃세를 부릴때 「매스콤」을 논하는 저 「로마」의 길목이 아득히 멀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