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초부터 각 성당에 있었던 가톨릭 합창단이 서울의 몇몇 성당을 위시해서 지방에서도 해산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다름아닌 신자들이 개창(皆唱)해야만 되겠다는 것과 경제적인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일반신자들의 신앙심을 돕기 위해서 성가를 개창한다는 것도 퍽 좋은 의도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성가를 직접 각 신자들이 부름으로써 모든 잡념을 물리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성모님과 더욱 가깝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믿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합창단을 해산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곤란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지가 합창단의 지도자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 입장에서 지금 이러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설혹 합창단을 해체시켜서도 성가는 불러야 할 것이 아닌가?
차라리 성가를 지도할 지휘자가 없어서 해산하였다면 구실이나 되겠지만 합창을 전적으로 부인하고 해산시킨다면 우리의 귀중한 가톨릭교회의 음악이 전세계의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을 무시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지금 현재 외국에서도 개창하는 성당도 있지만 합창을 주로 하는데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일반신자의 개창을 필자가 전적으로 부인하는 바가 아니지만 개창을 위해서도 성가대는 필요한 것이다. 성가대의 구성이 젊은 남녀로 조직되어 있다고 하여서 풍기문제 등을 열거할지 모르나 이러한 점은 기우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유치원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남녀공학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을뿐 아니라 주일미사 때에도 성당에 남녀교우들이 좌석을 동석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아서도 성가대는 마땅히 있어야만 될 것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지도자나 반주자가 만족치 않으면 그들을 위한 강습회 같은 것을 가져서라도 합창단을 유지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될 것으로 느끼는 바이다.
끝으로 성가대의 운영에 대해서는 각 성당의 비용이 책정되지 않으면 회원제로 제정하여서 자립적인 정신으로 운영하는 방침을 세워서라도 합창단은 깨끗한 정신 밑에 새출발해야 될 것으로 생각하며 다소의 과격한 어구를 나열한데에 대해서는 해양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尹龍河(作曲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