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경향잡지 논설에 청소년 학도들이 세속지식은 늘어가고 교리지식은 어릴 때 주일학교에서 배운 정도로 그치기 때문에 장성할수록 영육간의 조화는 점차로 절룸바리가 되고 만다는 말이 있었다.
대구교구학련 주최로 중고교학생 교리경시대회가 있었는데 그 성적을 보면 입상자는 모두가 지방학교 학생이고 대구시내 학생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었다. 이 학생들의 학교성적이나 사회상식을 비긴다면 시내 학생들이 월등하였을 것인데 교리성적은 어찌하여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을까. 시골학생들은 순진해서 신부님의 지도를 잘 따르고 도회지 학생은 매끄러워서 교회의 지도를 무시하고 교리공부를 하지 않은 탓이라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결과는 이 추측을 반증하고 있다.
이와같은 또 하나의 예는 학련회장에 수년간 연거퍼 지방출신 대학생이 선출되고 있다는 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구교구 가톨릭학생 연합회장이라면 적어도 교우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있는 감투일 것인데 대학교 학생회 간부선거에는 굉장한 열을 올려 경쟁하는 학생들이 이 가톨릭학련 간부 선거에는 겸양지덕을 발휘하여 되도록이면 감투를 남에게 사양하고 있는 것 같다.
이상 두 가지 예로써 시내 학생들과 지방학생들을 대비했기 때문에 시내학생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될지 모르겠으나 이런 일은 시내나 시골을 막론하고 가톨릭학생들이 있는 곳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어디서나 공통된 현상인 줄 안다.
가톨릭 학생들은 왜 좀 적극적으로 교리공부를 하지 않는가? 그 전에는 교리서 책이 없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지금 성서판매소에 진열된 책들을 보면 이 핑계는 무색할 것이다. 그리고 왜 좀 청소년의 활기로써 교회일이나 전교사업에 적극 협조하지 못하는가.
물론 이 일에는 학도들을 지도하는 교회 당국이나 가톨릭 교사들에게도 지도방식이나 환경 조성에 깊이 생각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교리를 많이 알고 교회 일을 잘 돕는 학도들은 다른 일에도 충시할 것이고 언제나 천주성총 가운데 살 것이다.
鄭 아오스딩(倭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