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이민사업(移民事業)에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뒷받침의 되어왔었다. 1951년에는 마침내 「제네바」에 국제가톨릭이민위원회를 설치하여 이민사업을 원조하고 있는 전세계의 가톨릭기구(機構)의 활동을 통합하게 되었다.

1952년에는 비오 12세의 이민에 관한 교황회칙(敎皇回勅) 「엑술 파밀리아」가 반포되는 동시에 「바티깐」 내에 이민국(移民國局)의 신설을 보게 되었다. 그후부터는 단지 이민활동의 중대성을 성원만 할 뿐 아니라 실지로 그 업무의 일단을 맡아 가게 되었다.

그러면 가톨릭교회는 왜, 이 일에 비상한 관심을 비추며 손을 걷고 나서서 그 해결에 임하고 있는가? 그것은 다음 몇가지 근본문제(惑은 法則) 때문인 것이다.

①가족은 그 가족의 적당한 생계를 유지해갈 본연의 권리를 가졌다. 자국의 생산이 빈곤할 때는 달리 더 잘 살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개간되지 않은 땅은 그네들이 가서 경작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②인구과잉의 위험이나 생산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이민을 요구한다는 것은 이 또한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사정이 산아제한 정책을 쓸만한 경지에 도달했다면 그만큼 이민장소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③전인류는 대등한 인격을 가졌으며, 세계의 복리를 위한한 국제이민의 자유를 향유해야 한다. 인구, 경제 및 정치적인 균형을 잡고 생산, 발명 및 인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은 곧 이민에 있음이 과거 수세기 간의 경험으로 밝혀졌었다. 이민은 세계의 문화적 발전과 나아가서는 인류단결의 저인을 육성해 준다. 그와 동시에 가계(家系) 및 문화의 특수화(特殊化)를 방지해 줄 수 있다.

④이민에 어떤 제한을 가하려는 국가주권(主權)상의 권리와 이민을 하려는 가족의 요구가 설 맞설(不相容) 때는 당연히 가족이 권리가 앞서(優先)야 한다. 이것은 국가는 가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요, 그와 반대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어떤 국가도 자국민의 번영, 종족의 순결(純潔) 및 문화전통의 보존 같은 이유만으로 이민을 받지 않으려는 장애를 만들어 놓을 수 없다. 이민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오히려 거기 많은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⑤비단 이 경제상의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스스로 주거(住居)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이주(移住)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여기 부당한 간섭이 있어서는 안된다. 국가는 이 기본적인 권리를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공공(公共)을 위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최소한 거기 제한을 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제한이란 것이 공공을 위한다는 객관성(客觀性)이 없이 단지 권력을 쓰는 것이라면 무의미한 것이다. 무의미하고 무가치할 뿐 아니라 독단적인 법침(法侵)이요, 부당한 행위로볼 수 밖에 없다.

이상은 자연법(自然法) 상으로 본 자유이민의 권리이다. 자연법의 수호를 대시하고 있는 가톨릭교회로서는 원칙적인 면에서만 하더라도 이민의 권리옹호와 그 신장(伸長)을 위한 조성발전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 늦은 감은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최초의 가톨릭이민협의회가 발족한 것은 경사스런 일이다. 우리는 동협의회가 초미의 이민사업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바라는 동시에 자유이민의 원칙과 그 정신을 계몽하는데도 일조가 될 것을 크게 기대하고 싶다. 가령 일본 가톨릭 이주자협의회(移住者協議會)는 이것을 일본전국주교회의 결의기관(決議機關)으로 오랜 역사를 가졌으나 이곳의 실무(實務)를 돕기 위해 「제네바」 국제가톨릭이민협의회의 전문가 1명이 약1년간 체제했었다. 이민법규 등은 까다로운 국제법상의 전문적인 해석과 실지행정이 필요했었기 때문인가 한다. 그보다 중대한 일은 국민적인 이민정신에 있음을 한결같이 호소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무엇인가 우리에게도 암시해주는 바가 있다.

가톨릭교회가 이민문제 및 그 사업에 큰 괌심을 가지고 있는 까닭은 먼저 이민관계가 자연법을 바탕 삼고 있기 때문이며, 이민자들의 정신적 복리를 깊이 생각한 자모(慈母)적인 사랑에서 비롯한 것이다. 동시에 인구문제로 인한 그 필요성을 측성해 볼 때, 국제관계를 통한 최선의 계약조건을 보장하는 이민사업에 도움을 주는 직업 실무에도 나서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