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단수가 아닌 복수일 때 거기는 제멋대로의 혼란과 무질서를 막아야 할 기준-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많은 「법」이 있어도 양식(良識)이나 교양에 맡길 도리밖에 없는 일들이 적지 않다.
소위 「얌체」법까지 생겨 온갖 자질구레한 일까지 「법」으로 막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그 「얌체」법 그물(網)에서 벗어난 것들 중에서도 고치고 조심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비좁은 합승이나 「버스」 안에서 남의 옷이야 타건말건 옆의 사람이 기침을 콜록거리는 것쯤 아랑곳 없이 담배를 피우는 일 「비니루」가 깔린 복도나 말끔히 청소된 건물 안팎을 가릴 것 없이 마구 가래침을 내뱉는 일 극장이나 공공집회 장소에서 주위 사람들의 울화통을 터지게 할 정도로 빩안 입술을 있는데로 벌리면서 「껌」 씹는 소리를 요란하게 딱!딱! 거리는 일 등등 끄집어 내기 어렵지 않게 수없이 많다.
남의 일에 대해 무슨 참견이냐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나」를 포함한 수없는 「남」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나」로 인해 「남」에게 불쾌감이나 불결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삼가해야 할 현대인의 의무이요 양식이다.
○…특히 주일날 「미사」 때 느껴지는 일이다. 앞가슴에는 젖먹이를, 좌우에는 올망졸망 어린 것들을 매달고 「미사」 참례를 하는 여교우들이 적지 않다. 집에 젖먹이 어린 것들을 두고 올 수 없는 딱한 형편도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신부님의 강론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찢어지는듯한 젖먹이 울음소리가 성당 안을 요란케 울려나와도 그저 제자리에 앉아 달래기만 하지 얼른 밖으로 나갈 줄을 모른다. 한창 장난 꾸러기 나이의 코물 훌적이는 꼬마들이 성당 안을 쿵탕거리기도 하고, 누워 딩굴기도 하며 이따금 기성을 울리기도 하나 이를 말리는 부모들이 없다.
「미사」에만 정신을 들이지 못하고, 이런 일들에 정신을 흐리게 하는 나 자신이 신앙심이 얕기 때문이라 반성도 되지만 적지 않는 교우들이 이맛살을 찌푸리는 것을 감지(感知)할 때 성당에 들어서는 교우들로서 고쳐나가야 할 일이라 거듭 느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金時烈(매일신문사 기자·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