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우리의 열의로 말하면 아마 세계 어느나라에 별로 떨어질 바 없는 줄 안다.
이런 인상은 입학시험기와 학년초가 되는 이즈음 더욱 짙다고 하겠으니 입학의 좁은 문을 뚫고 들어서려는 그 감투노력이야말로 눈물겹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일도 많다. 부형측은 거기다가 막중한 부담금을 걸머져야 하고 저축금이다 수중에 있는 돈이 아니라 대부분은 빚돈을 내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많은 신난을 겪어가면서도 자녀들의 입학을 축하고 그 성공을 바라는 부형들의 정성은 그것을 단지 시조(時潮)에 뜬 그 무엇으로 보기에는 그 정신이 너무나 숭고하다고 하겠다.
학생들의 감투노력 그리고 부형들의 정성어린 희생, 이것만으로 만일 우리 사회의 교육열(敎育熱)이 올라갔다면 그것이야 말로 한갖 풍조(風潮)처럼 그 항구성(恒久性)을 의심할만한 것이다.
교육의 주체(主體)라고 하면 필연적 요소로 거기에는 교육자가 포함된다. 바꿔서 말하자면 지금 민중 속에서 불길 같이 일어나고 있는 교육열을 교육자 및 학교당국은 이를 받아들이며 호응해 줄만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만의 일이라도 그러한 이쪽의 성의와는 정반대로 학교 경영이 그전보다는 용이(容易)해졌다고 하거나 명목상이나마 교권을 세울 수 있게 될 줄 생각든다면 이는 진지한 교육자 및 교육을 직접 관장하고 있는 중임을 맡은 학교 당국의 태도로 볼 수 없겠다.
학교는 교육이 실행을 사회로부터, 그리고 국가, 민족으로부터 위임받은 자인 것이다. 그때문에 학원의 준란한 발전을 위한 완전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동시에 엄정한 권위가 서있어야 한다. 학교가 만일 학생들을 끌어당기는 겉발림질이나 하고 요즘 항용 쓰여지는 소위 「매스콤」에 영합(迎合)해볼 생각이나 하고 있다면 그만큼 알찬 교육을 등한히 할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의 학교들이 가끔 이러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항상 당국의 감시하에 있어 학원의 신성한 자유를 보장할 수 없었고 그 권위로 말하면 범죄자들의 교육기관인 교도소만도 못한 일조차 있었다.
더욱 적극적으로는 학원 특히 그 많은 대학의 숫적인 존재야 말로 한 불안(不安)의 거점과 같을 수도 있었다.
한 거대한 저수지를 바라보듯 저것이 일거해서 터지는 일은 없을까 하고. 그러나 더 많은 기대는 그 소중한 수원(水源)을 거뜬히 지탱할 수 있는 둑(堤防)에다가 걸고 있는 것이다. 어떤 가뭄이 오더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얼마나 필요불가피한 존재이겠는가. 혹자는 그러한 수원(水源)은 경제요 바로 한국은행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것은 관점의 차이이겠다.
만일 인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한사람의 윤능한 인간, 적어도 남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인간을 양성하는 학원의 정신적 위치를 인식한다면, 이런 비유에 공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교육은 가정과 사회와 학교의 3자간의 유대와 협동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같은 단순한 이치를 왜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가? 위정자나 국민이 한결같이 부르짖는 교육의 발전이 어째서 이 단순한 공식에 적용되어서 마치 큰집을 짓듯이 건설해 나가지 못하는가? 실은 우리는 너무나 방도(方途)에만 취중하고 거기 급급했었다.
방도란 곧 길(道)이겟는데 그 길들이 너무 많이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짙다. 그래서 되는대로 이 길 저길을 가보던중 방도에 미혹(迷惑)했던 것으로 본다.
교육은 가정 · 사회 및 학교의 3자간에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이 간단한 이치를 뒷받침애 줄 수 있는, 말하자면 그 정신적 배후가 되어 줄 수 있는 것은 교회 뿐이다. 지금 당장에는 대단히 고매한 이상(理想)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지 모른다. 특히 우리 한국의 미약한 교육에 대한 교회의 영향력인 것을 생각해 볼 때 더욱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선은 학교교육 특히 대학생이 된 우리의 자녀들을 보호하는 일에서만도 최선을 다하는 방책이 서 있어야 한다. 이 대학생들로 말하면 그들은 지방에서 더 많은 수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생을 지도하는 학생지도신부의 임무는 스스로 전국적이요 초교구적인 사목구(司牧區)의 성질을 갖는다. 우리는 이 지도신부의 임무가 하나의 독립된 일이요 전국 모든 신자들의 물심양면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