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정부는 국민우생법(優生法 명칭은 아직 알 수 없다)을 마련하고 곧 국회에 제의할 단계에 있다고 듣고 있다. 우생법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넓은 의의(意義)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당장에노리는 바는 산아제한 운동을 법적으로 뒷받침 해주고 나아가서는 임신중절(中絶)들의 타태(墮胎)를 공인(公認)하자는데 있음이 분명하다.

거리에서 유행되는 『적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제표어만큼 「어필」하는 「켓치 프레이스」는 없는상 싶다. 적게 낳자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실상 여기에 예민한 것은 감수성이 빠른 어린세대에 있음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듯하다.

10대의 범죄가 격증된 사실을 통계숫자로 얻은 당국은 그것이 성도덕(性道德)의 문란에 기인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분석하는데까지는 권위를 잃지 않았다.

사실 중류이상되는 층이 전국적으로 이를(37%) 실행하고 있다는 숫자도 조사에 의해 나타났다. 중류층이 이렇게 적극적이면 그 결과는 민족흥망의 장래를 걸만큼 위기에 놓인 사태인 것이다. 소위 우생학에서 말하는 중류층의 양질(良質)은 그만큼 감퇴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생보호법(優生保護法)은 특히 그 14조 제1항 · 4호에서 신체적 경제적 이유로 임신중절을 할 수 있다고 하고 있는데 실은 어떤 임신도 모태(母胎)의 건강에 영향이 없지 않고 가계상(家計上)의 이유를 달 수 있는 만큼 이 조항(條項)은 타태를 합법화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타태를 공인(公認)한 것이었다. 그들의 통계에 의하면 이 법이 발표(1950년)되고부터 연간 약1백80만으로 적어도 2천만의 무고한 생명이 암장되었다. 그러면 그 2천만의 인구가 증가했으면 어찌 되었느냐고 반문해 올지 모른다. 이것은 산제선전가들의 탁상공론일 뿐이다.

그렇게 불어날 수는 없다. 현재 타태를 엄금하고 있는 나라들의 실정을 보더라도 그렇게 터무니 없이 증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일본의 이 법률은 의사(醫師) 출신 의원입법(議員立法)이었다고 한다. 그 덕택으로 타태수술료를 한건에 3천원(日貨)으로 봐서 매년 54억원이 넘는 거액이 산과의 앞으로 굴러들어갔던 것이다.

이런 숫자보다 중대한 사실은 항의(抗議)도 저항(抵抗)도 하지 못하는 새 생명을 입법의 경솔과 그것을 악용해서 돈만 벌자는 수작에 희생당하는 양심의 문제일 것이다. 우생법을 만들여는 국회의원 가운데는 셋째나 넷째 혹은 그 아래 자녀로 출생한 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이 이 법의 적용을 받았다면 아마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법률의 양심에 호소하지 않을 수 없다. 우생법의 몇마디가 현행 형법(舊刑法) 제29장 「낙태의죄」 5개조항(212조 내지 216조)을 완전히 매몰시키고 말 것이다. 이것은 형법의 한 모퉁이를 무너뜨리는 결과가 된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가톨릭 교회가 산제행위를 엄금하고 있음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터이기 때문에 우리의 주장을 무슨 잠재적(潛在的)인 편견(偏見) 같이 가벼이 받아들일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런 상상은 너무나 비약적인 것이요 그이말로 편견인 것이다.

저 그레시아가 그러했고 「로마」가 그러했으니 그들이 망한 것은 성도덕의 문란에 있었다. 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만치 사치일악에 빠져 피임과 타태의 죄악을 범했었다. 그들이 멸망한 것은 정치 · 경제가 허약했거나 준란한 문명 · 문화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도덕의 퇴폐와 더불어 국가의 운명을 같이 했었다.

우생법의 어떤(部分的) 필요성, 특히 결핵 · 심장 및 진장의 질환과 관련된 의학의 「케이스」를 들고 전체를 정당화(正當化)하려는 견해는 이 또한 편견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최근 발달된 의술은 건강의 조압적 진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와같이 입법자의 총명(聰明)은 항상 종합적이요, 거시적(巨視的)인 이성과 지성이 요청된다.

일본의 지성인들은 우생보호법 개정(타태조항 철폐)을 심각히 생각하고 있다.

수상(池田)의 연두사에도 언급되었었고 이미 원내에서 수차 논의되었었다. 우리는 그들이 실패한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우생법을 들고나선다는 것은 우리가 보기에는 불(火災) 붙은데 기름을 끼얹는 감이 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산제선전이 건전한 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뒤흔들고 있고 형법에 거리낌 없이 산과의의 그방면의 거래가 번창한데 있어서랴. 입법자의 양심 및 애족(愛族)의 정성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