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신봉하는 종교적인 의식을 여러 사람들과 공동으로 식사를 시작하려고 할 때에 너무 오랜 시간을 가질 때는 체면을 차릴 줄 아는 사람에 있어서는 어쩔 줄 몰라서 망서리게되며 성급한 사람에 있어서는 상대방이야 무엇을 하든간에 식사를 시작하며-떠들어대기 시작하니 모쪼록의 식사 전의 기구하는 사람이 우스운 장면에 휩슬려 들어가는 때를 우리는 왕왕보게 된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간단한 성호를 가슴에 긋고 저들과 같이 구별없이 음료를 마시고 먹을 수 있음이 허락되어 있으므로 비교적 어색한 장면이 없이 사회생활에도 잘 조화가 된다. 그런데 이 간단한 성호를 긋는다 하는 것이 외인이 볼 때 잘 납득이 안 가는 때가 있다 한다.
즉 전자의 어떠한 종교의 신자에 있어서는 그 종교적인 의식이 너무 길기 때문에 조화가 안 되는 일이 있는 반면에 우리 가톨릭에 있어서는 그 의식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어색한 장면이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성호를 놓는 것은 가슴에 十자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을 인하여 하나이다 아멘.』 하는 것인데 성미가 급한 사람은 입으로 경문은 완전히 외웠다 하더라도 성호를 긋는 손이 너무 빠르고 심지어는 이마에 손을 대고 그다음에 가숨에 손을 대고 그 자리에서 바른쪽 어깨로 손이 와서 十자가 아니라 卜자가 되는 때가 있고 때로는 가슴에다 손을 댄채로 적게 十자를 긋는 때가 있어 성호를 놓았는지 안 놓았는지 알 수 없는 때가 있다. 이러한 것들이 외인들의 눈으로 볼 때는 매우 경솔하며 신중성이 적고 그 성호를 긋는 모양과 손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건한 태도가 못 된다는 비판을 우리는 들을 수 있다. 그러므로 외형의 중요성은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여 외형을 매우 중요시 하는 편도 있으므로 우리들은 성호를 그을 때에 경건한 태도로 천천히 손에 속도와 맞추어서 경문을 외인 뒤에 식사 전에는 반드시 『주여 우리와 네 은혜로 주신바 이 음식에 강복하시되 우리 주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소서 아멘』하는 경문을 반드시 외워야 할 것이고 물론 식사 후에 경문도 외워야 하겠지마는 적어도 음식 전에 경문은 두 손을 모두고 외우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해들이 신부님으로부터 때때로 성호를 놓는데 대하여 주의를 받는다.
『너희들은 성호를 긋는 것이 아니고 음식 전에 파리를 날리는 것과 같다』고- 책망을 하시는 것을 들은 때가 있는데 이런 점은 애들 뿐만 아니라 어른에 있어서도 결과적으로 그러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특히 외인들과 식사를 같이 할 때에 주의하여 경건한 태도로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것은 마음을 먹고 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생활에 있어서 습관화되어야 될 것이며, 내용이 충분할 때는 외형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정당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송명도(대구 송명도 산부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