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공화국이 탄생할 때만 하더라도 이제 좀 정신을 차리고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위하는 정부가 되어주고, 과거의 부정 · 부패를 씻어버리고 싸움을 피하는 국회의원들이 되어주기를 우리는 그래도 기대하고 한가닥의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여당이나 야당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주는 인상은 그들의 모든 정치인으로서의 언동이 정말 국민으로 하여금 숨길 수 없는 절망적이고 위기감만을 지니게 했다.
부정 · 부패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전국민이 다 인정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독립을 획득한 그날부터 집권자들이 저지르고 온 하나의 한국집권자들의 습성이기 때문에 일조일석에 없어질 수 없는 문제다.
이 점을 국민전체나 야당이 참작하고 비판을 가해야 할줄 믿는다. 영영 희망이 없고 악습의 심도가 깊어지는 것이 확정시 될 때는 「데모」도 해야되고, 모두가 반기(反旗)를 들고 일어나야 되겠지만 겨우 수개월간 기다려보아 당장 희망하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서 무조건 부정과 부패상만 들먹이고 각층 국민들을 충동하는 것이 야당의 습성이고 국민들이 쉽게 그런 경향으로 정치란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자꾸만 보수고 또 바꾸어보고 해온 것이 우리나라 정치 특성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집권자들이 한번 자기네들의 정치능력을 발휘해 보게금 요구되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데도 큰 결함이 있다고 느껴진다.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좀 성급한 민족성을 띠고 있다고 하겠다.
다음 여당인 집권자들은 과거의 정치적 흔적이 어디서 발생했는지 좀 자성(自省)하고 반성을 하기는 커녕 야당의 비판을 애당초부터 무시하는 집권의식과 우월감에서 주관적 또는 일방적 정치를 하게되고 남의 평이란 도무지 들어볼 아량이 없고 귀가 꽉 막혀있다.
게다가 정치하면 의례히 부정이란 것이 없을 수 없는 현실 인간사회이니 만큼 새로운 모양으로 과거의 악습이 발동하게 된다. 여기에 야당이나 국민들의 성급한 소원이 또 재연(再燃)되어 성급하고 성질자체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여실히 증명재 주는 것으로 최근 한일굴욕외교반대, 학생들의 「데모」, 정의원의 발언, 대통령과 윤의원의 「비상한 각오」와 「중대사태관」이란 용어로 표현된 성토전 같은 사건들을 들 수 있다. 그 어느편을 막론하고 그것이 순대결이고 싸움이라면 어느편이든 옳다고 단정하기 곤란한 일이다.
이와같은 정치적 악순환을 거듭하고 국민에게 어느정도 절망감을 주게된 것은 정치란 것을 통해서 국한된 한국가나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구성원(員)인 인간과 또 그 인간이 가지는 특성을 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는데 그 근본적 소인이 있다고 본다. 집권당이건 야당이건 정치생활을 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따라서 인간만이 가지는 지능과 의지를 정치란 분야에 옳게 사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지능이 판단해 주는 옳은 정치이념을 의지가 동의해서 실천에 옮기면 그만이다.
현 한국의 정치적 부조리는 각자가 가지는 정치이념이 틀렸든지 그렇지 않으면 옳은 정치적 이념을 지능이 제시하더라도 의지가 고의로 그것을 회피하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즉 달리 말하면 첫째 인간이 서로 통할 수 있는 옳은 관념과 마음가짐이 정치인들에게 결핍되었다고 본다. 아무리 혹독한 비판이라도 그 비판을 옳게 받아들여 자기 반성을 할 수 있고 아무리 못된 욕설과 망설이라도 그러한 욕설과 망설을 하게끔한 이유를 탐색해 볼 관대한 이해성을 가져야 한다. 무조건 야당이 말하는 것은 무근지설이요 비판하는 언론이나 원성을 무시하고 유아독존격으로 해 나가면 정치적으로 정지상태 아니면 퇴보를 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한정된 일정한 주관적, 틀에 박힌식으로만 해나가는 정치이니까.
둘째 야당이나, 언론, 원성, 기타 비판하는 편은 먼저 국가의 이해를 저울질 하고 난 다음에 취해야 할 태도인 것 같다. 그냥 무조건 집줜자들의 입법, 행정, 사법을 통한 정치수단의 약점만을 꼬집어 낼 줄 아는 묘술(妙術)만을 가진다면 결국 그들의 머리속에 집권자들의 정치적 약점이 그만큼 더 증가하고 만다.
이렇게 여당의 약점 오류 비행 부정 부패만을 추출(抽出)하는 정치인이 만일 그들의 집권하게 된다 손치더라도 같은 약점 오류 비행 부정이란 관념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한국의 정치적 불안상태는 국민 전체의 성급함과 집권자의 틀에 박힌 주관적이고 정적(靜的) 테두리 내에서 야당의 비판을 무조건 도외시 하는데서 온다. 무반성에서 오는 정치 상태나 퇴보 그리고 집권자의 약점만 보고 결국 자기네들의 정당에 약점을 더 추가하는 야당의 결점에서 온다고 본다.
이 세가지 소인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계속하는 한 여 · 야의 협조란 도저히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 자기가 가지지 않은 다른 이의 장점 좋은 점만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해서 획득한 장점을 모아 그것을 둘러싸고 연구하며 발전시켜 나가려고 할 때 「악순환」이 자취를 감추게 되고 옳은 이념 바른 행정이 거듭되는 「좋은 순환」이 비로소 시작하고 활발해 짐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국사를 맡겨줄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인간이 한다.
인간은 서로 협조해야 살아간다. 남의 충고를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지고 남의 장점을 볼 줄 아는 마음씨는 갖는 인간이 먼저 되어야 옳은 정치인이 될 수 있을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