編輯者註=다음의 글은 보병 제15사단 군종 마태오.이중권 신부의 호소문이다. 이 글은 비록 이 신부가 쓴 것이기는하나 육해공군의 모든 군종신부의 절실한 소회이며 호소이기에 크게 취급하였다.
『내 아들 내 동생 군에 가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까?』
더위에 시달리는 삼복이나 추위에 떠는 엄동설한이 되면 더욱 걱정되는 것이 여러 부형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군이란 국토방위의 신성한 일이라고만 하기에는 육정의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그러기에 성당에서나 집에서나 조만과를 비롯하여 때때로 생미사마저 드리시는 부형들의 마음이 아니겠읍니까?
그러나 부형들의 이같은 염원과는 거리가 멀게 여러분의 많은 자제분들이 환경과 생활 방법의 변화에서 이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쉬이 신앙의 불길이 식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캐여보면 많은 이유가 있겠읍니다마는 본 군종신부로서 저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낀 원인을 부형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저 합니다.
그 중에 첫째 원인이라 한다면 종군신부의 부족에서 일일이 저들 각자에게 손을 펼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오마는 이는 거의 불가능의 일이기에 저는 부형들에게서 원인을 찾았읍니다.
고향의 따스한 부모 형제들의 품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적막한 전방의 벽지에서 나날의 훈련생활을 하는 여러분의 자제분들은 무엇보다도 바라는 것은 고향의 따스한 소식 편지를 바라는 것입니다.
고향의 소식을 자주 듣지 못할 때 저들은 마음의 고독을 풀기 위해 궤도(軌道) 없이 마구 사는 전우들의 농담과 음담패설에 비판을 하지 않고 그냥 웃음으로 함께 동화되고 마는 것입니다.
부형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같은 환경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제분들을 염려하셨던 것이었읍니까.
아마도 다만 육체의 안일을 바라는 마음에서의 염려가 아니였읍니까?
저들에게는 신앙의 자극이 극히 필요하며 더구나 고향에서의 열성 있던 그날의 회상이 중요한 것입니다.
전날의 열성 있던 생활의 회상이 점점 희미해 갈 때 이미 여러분의 매일같이 주님께 간구하는 의도와는 좀 거리가 멀어져 가는 것이 그들의 생활태도입니다.
부형 여러분 다만 육체의 안일을 염려하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좀 더 신앙의 소유자로서 자제분들의 영혼을 염려하시며 적극적인 방법을 택해 주십시오.
때로는 보내주시는 여러분의 편지 속에 신앙의 격려 말씀이 있을 때 비록 이제까지는 잠들어 있었다 해도 다시금 신앙의 불꽃은 머리를 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신앙으로 믿고 있듯이 주님의 영원한 섭리하에 있는 것이오며 다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저들의 신앙의 불꽃이 꺼지지 말고 아무리 환경의 변화 속에서 산다해도 소화를 시킬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가능한대로 자주 소식을 전하며 신앙의 격려를 잊지 말으시며 이미 다 읽고만 교회 서적일지라도 여러분의 자재분들께 주십시오.
여러분께서 생각하시는 신앙생활의 환경과 이곳의 환경과는 거리가 있음을 아울러 말씀드리며 여러분의 최선의 협조를 호소하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