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로마」에서 개최 중인 공의회(제2차 바티깐 공의회 제2회기)는 그 첫 의제로 「교회」에 관한 성질을 토의하고 있다. 공의회에서 토의되고 있는 의안은 마치 헌장(憲章)과 같아서 거기에는 신학 및 교회법의 요소는 더 말할 것 없고 성서, 신앙, 교리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공의회의 교부들이 발언한 내용에서 거기 부수된 방대한 분량의 문제들을 일일이 추려보는 지극히 곤란하고 다만 상당히 강조되었거나 혹은 상당한 반대 의견에 봉착한 문제들을 열거해 볼 수 이다.
베아 추기경이 공의회 교부들의 발언 및 의안(교회의 성질) 자체에서까지 성서인용(引用)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중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성서학자의 한 분으로 많은 「프로테스탄」 학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동 추기경은 성서의 오용과 오해를 거의 흥분해가면서 규탄했었다.
4명 의장단(議長團)의 한 분인 레르까로 추기경은 영세의 은혜로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 이미 연합(聯合)된 「프로테스탄」 혹은 「올스독스」 등의 갈려진 형제에 대해 논급한 것은 교회의 성질을 논의하는데 있어 핵심을 잡은 감이 있었다. 동 추기경은 의장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자격으로서 주장한다고 전제하고 로마가톨릭 교회 밖에서의 유효한 영세를 교회를 정의(定義)하는 마당에 이를 명백히 표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동 추기경은 또한 교회의 사명이 그 자신의 영광과 독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로 전 인류에 봉사하며 사목하는데 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동 의안의 태도가 고쳐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페인 60명 주교들을 대표한 아리바 추기경은 전문(前文)과 4장으로 된 동 의안(데·에끌레시아)에 동정·마리아에 관한 특별 장(章)을 만들어 「성교회의 모후」이신 성 마리아의 위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공의회에서 토의 중에 있는 동 의안이 교황 및 주교의 권위에 관한 가장 중요한 문헌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교황의 수위권(首位權)과 주교단의 성립을 논하고 또 오래 문제되어 오던 종신 부제직(副祭職) 제도의 부활에 찬부의 의견이 나오게 되었다. 이것은 교회의 조직면을 좀 더 능률적인데로 현대화하자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콘팔로니에리 추기경은 교회의 탄생은 곧 천주 성신의 작용인 것을 명백히 표시할 것을 요청했다. 리쇼우 추기경은 성 바오로께서 서간으로 설명해주는 교회의 교리에 더 많은 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짜그랍 대주교는 유대인에 관해 한 마디 없을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족속이요 그리스도교와는 결부되지 않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우드 대주교를 비롯한 수명의 교부들은 「천주의 가족」이란 새로운 개념의 삽입을 요청했다. 이러한 개념은 비(非)그리스도교 문화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수자 대주교는 전 인류를 위한 복음을 강조한 리터 추기경의 견해를 재강조하고 전교지방의 실정을 더욱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전교지역에서 95% 내지 97% 노력은 현상유지에 바쳐지고 새 경지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깜포 주교는 동 의안은 교회를 정의하는데 몇 개의 표준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하나의 표준만 서야 한다고 했다. 베트남의 하오 주교는 교회는 만민과 또 모든 문화에 개방되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웨스터민스터」 대주교로 임명된 죤.히난 대주교는 성직자와 평신자를 가릴 것 없이 교회의 일원이 된 자는 의무를 걸머져야 하겠는데 그것은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전 인류에 가져다 주는 사도직이라고 했다. 우리의 갈려진 형제들 앞에 우리들 자신이 한 우리 안에 있음을 본보기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 없이 그들에게 사랑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테스탄」 측에서 비판의 화살을 보내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교황의 무류권(無謬權)이다. 이 문제가 교회 일치의 바탕이 된다고 볼 수 없으나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교부들의 발언을 추려서 보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교리적인 본질에는 다치지 않으면서 좀 더 잘 알아 들을 수 있는 해설을 달기에 무척 힘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상 줄잡아 본 교부들의 발언은 대개는 일국의 주교단을 대표한 것이다. 따라서 그 비중은 단순한 개인 발언보다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신문 통신을 통해서 읽는 어떤 발언 내용은 아무리 욧점을 잘 잡았다 할지라도 몇 백분지 일로 축소하여 기사화한 것이니 아주 불완전하다는 것을 염두에 둘 일이다.
「데·에끌레시아」를 토의해 가는 공의회는 한편으로 전례에 관한 수정안을 투표로 가결해갔다. 가결된 동 수정안의 중요골자는 미사 순서의 간소화와 모국어 사용 등을 들 수 있는데 그 시행령(施行令)을 그 지방 주교단에서 재정할 수 있도록 한데 가장 큰 의의가 있는 줄 안다.
우리는 가끔 공의회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그것을 일목요연한 설명을 하기란 거의 불간긍한 일이다. 비록 교회 통신이라 할지라도 어느 일방적인 견해가 과도히 강조된 것도 있고, 혹은 어려운 발언 내용을, 그것도 임의로 축소하여 발신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에 편의를 줄만한 것이 못 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공의회의 큰 목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요안 23세 성하는 단 한 말로 이번 공의회를 설명한다면 그것은 「아죠르나멘또-伊語」이라고 했다. 「아죠르나멘또」는 풀어서 설명하면 『오늘에 맞게 하는 것』 혹은 『현대에의 적응(適應)』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곧 이번 공의회는 교회의 모든 「아죠르나멘또」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현대는 교회를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가? 현대인은 교회를 무엇인 줄 알고 있는가? 하는데서 비롯하여 과거의 공의회와 같이 한갖 그 오류(誤謬)를 밝혀서 교회를 변호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현대가 바라는 요구에 응해 줄 수 있는 가능한 길을 장만하려는데 더욱 적극적인 의의가 있음을 이번 공의회의 그간의 경과만에서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공의회의 교부들의 과감하고 패기에 찬 발언은 교회 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이 세기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눈 앞에 가져다 보여준다고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