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 교회안팎에서 가톨릭의 연구가 긴급하고 절실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그것이 한국교회 내부에 관련된 문제이건,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사회적 문화사적 문제이건, 또한 개별적이건 종합적이건, 「아카데믹」한 것이건 대중적이건간에 왜 이제서야 논의하게 되는가에 대해 같이 통탄하는 사람의 하나이고 보니, 우리는 가톨릭의 연구가 진지하게 연구되어 주기 바라며 등한시되었거나 지지부진하던 이 분야에 획기적인 진전을 바라는 의미에서 몇 가지 실정을 소개할가 한다. 가톨릭시보를 통해서만 보더라도 이숭녕씨는 『「아카데믹」한 가톨릭 연구기관 설치를 바라는 글』(395호)을 실었고 구상씨도 『가톨릭 한국사회문제의 연구기관의 조성을 촉구하는 글』을 실었고, 김태관 신부도 「가톨릭 용어의 현대화 제정 및 보급, 요리문답 개정, 기도문의 현대화」 등의 사업이 편견없이 추진되어야 한다』(390호)고 하였다.
이러한 연구기관은 대내적으로 말할 때에는 교우뿐만 아니라 본당 신부들을 위해서도 교리 「센타」라든가 사목 「센타」가 설립되면 한결 능률적이며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역사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진정한 가톨릭의 업적이 드러나기에 더욱 그 연구기관의 중요성은 강조할 나위가 없다.
더욱 이러한 「아카데믹」한 연구는 종적(역사적) 연구기관으로서는 이숭녕씨가 말하는 기관이 되기도 하고 횡적(사회적) 기관으로서는 구상씨나 김태관 신부가 말하는 기관이 되기도 하여 전체적으로 볼 때 너무 큰 욕심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되는 우려로 이것을 합친 하나의 「센타」가 시작됨이 좋지 않겠는가.
이제 순교자 현양회에서는 이 숭녕씨의 글을 읽고 단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연구기관이 있고 그 연구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그래도 지금까지는 국외에 이만치라도 가진 데가 없다고 자인한다.
왜냐하면 이 연구기관의 자료는 19세기를 통해 연구된 빠리욉아전교회 신부들의 연구가 더러는 없어지기는 하였으나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과 교회 창설기때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허다한 한적과 그것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번역한 대부분의 한글사본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이 외국 유학 중 교황청 포교성성에 간직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기록의 사진 「마이크로필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 한적 한글사본 외에 허다한 서적은 지리 과학 언어 문학 예술 외교 등 광범위에 걸쳐져 있음을 지적한다면 문제는 앞으로 완전하고 풍부하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교회사에 관련된 것만은 다른 어느 곳보다 가장 많으니만큼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는 데 노력해야 하겠고 수집된 자료를 얼마든지 연구할 수도 있고 연구 발표에 따라 더욱 그 시야가 넓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자료를 서로가 이용하고 정리하는 가운데 보다 더 큰 연구가 이루어지리라 믿으나 이것은 어디까지 협조에서만 성립된다고 본다.
우리는 상호협조에서 큰 일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서강대학에 제의하였던 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이어서 역사학자들로써 큰 「구룹」을 만들고 각자가 소제목으로 연구하자고 제안하여 왔었다. 물론 이런 보배가 묻혀 있다는 것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에 이숭녕씨의 기사도 나오게 되었다고 믿는다.
기독교에서도 그들 박물관 소장품을 전시하였고, 서예·잡지·의상·민속 등 각종 전시회가 끊임없이 전개되고 지상에서도 소개되지만 우리는 아직도 가톨릭에 관계되는 것을 가톨릭에서 전시한 바가 없었다.
그러기에 더욱 기를 써서 이것을 전시하여 학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서적을 중심한 각종 서예 또는 유물의 전시회를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다.
전시회 하나 하는데도 인적 자원이 필요하다. 도시 「카드」의 정리 도서해제 외국인을 위한 번역 이러한 것들을 위해서 시내 각 대학생이 협조하겠다고 온 이도 많았지만 그들은 흥미는 가지면서도 대개는 역량부족으로 계속하지 못하고 물러서는 형편이었다.
우리는 이 선생이 말하듯 「아카데믹」한 문고도 내고 싶다. 우리는 교회고전 출판을 계획하고 그 출간을 바랬다. 천주실의같은 것은 원고의 정리가 완료되었지만 출판을 못 본 채 해를 거듭 넘기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교회용어 현대화도 학자가 자기 방 안에서 혼자 할 수 없고 언어학자와 교회관계 신부에 의해 거듭 연구되어 결정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에 앞서기 위해 그 자료를 준비 중에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의 교회용어가 거의가 다 중국서 사용되던 교회용어니 만큼 중국에서는 어떻게 사용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어떻게 번역되었는가 또 어떻게 사용되느냐를 정리 중에 있으며 현재 사용되는대로의 뜻을 밝히는 교회 고어사전도 계획 중에 있다.
불교 신자들은 한국 역사상의 각종 서적에서 그들에게 관련된 부분을 전부 뽑아 놓았다. 그거나 다름없이 각종 기록 문헌에서 교회 관계 자료만이라도 추려내고 싶다. 간략하게 누구나가 알기 쉽도록 교회소사(敎會小史)도 내고 싶다.
한불외교사도 연구 중이며 이것은 하바드대학 연경학회의 후원을 받아가며 추진 중이다.
이러한 일들을 현양회는 하고 있는 것이다. 현양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이런 업적이 연구되면 될수록 순교자의 유업은 세상에 빛나지만 현양회의 외적 사업도 시급하다. 26위 시복식을 올리도록 전국적 운동을 전개하여야 하고 순교지 유적지를 확보하여야 하며 기념관 또는 박물관을 세워야 하고 고전과 연구된 도서를 간행하여야 한다.
할 일은 태산이요 사람은 없다. 현양회 본부는 곧 현양회 사무실이요 교회사 연구소요 기념관이요 출판소가 되어 있다. 그것을 맡아보는 신부는 하나요 그 신부는 이러한 일의 터전을 장만하기 위해 아니 이 뜻을 우선 교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고 먹고 살기 위해 돈벌이에 그 노력과 정신을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자료 수집에도 돈이 들고 장만한 사무실의 집값 전기값도 물어야 한다. 그런데도 현양회원들은 아니 교우들은 말한다. 현양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아니면 현양회가 말하는 교회문화사업이 순교자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라고. 현양회에 내적 사업과 외적 사업에 교우 모두가 이바지 할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아낌 없이 기금도 내고 수집된 자료를 정리도 하고 전시회도 열고 연구발표도 하여야 되지 않겠는가. 아니면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질 때까지 10년이건 백년이건 과거처럼 또 현재처럼 현양회는 내버려두고 수집된 것도 이용되지 못한채 사장되어 영원히 묻히어야 하는가.
현양회의 존재와 활동분야 또는 그 시급하고 간절한 바가 최근 기재되는 연구기관과 연관되기에 몇 자 적어 현양회의 입장을 밝히고 많은 교우들의 물심양면의 협조를 바라는 바다.
崔奭祐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