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구교 신자는 이론에 어두우나 언행에 믿음성이 있고 신교신자는 이론에 밝으나 언행에 믿음성이 적다』 이 말은 어느 기독교 비신자의 말이다.
이 말은 『우리 교우가 성경을 읽고 교리를 연구하는 면에 있어서 신교신자보다 소홀하나 수계(守戒)는 잘 한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론에 밝으나 언행에 어두운 것보다는 이론에 약간 어두워도 언행에 밝은 것이 더 좋으나 이론에 밝음으로 인하여 언행에도 더욱 밝아지면 더 좋지 않겠는가.
과연 우리 교우들은 성경을 읽고 교리를 연구하는데 소홀한 것 같다. 필자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못함을 부인할 수 없다. 필자는 거금 30년 전 중학생 시절에 고(故) 이 다미아노 노인의 권유로 입교하였다. 그 때 맨 처음으로 십자성호경(以下 聖號經)의 뜻과 십자 긋는 방법을 배웠으며 이때까지 30년간 기성지식으로 간직하고 왔는데 최근에 그 미비점을 발견하고 놀랐으며 필자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교우가 있지나 않나하여 붓을 드는 바이다.
필자의 소속 본당(大邱 內唐)은 작년에 계산동(桂山洞) 성당에서 살림난 조그마한 성당이다.
성당에 비하여 교우 수는 많으며 따라서 어린이들도 상당 수 있다. 루디 본당 주임신부님이 보낭 확장을 위한 기금 조달차 본국인 오스트리아로 귀국하시기 전에 아동교리반 지도의 책임을 맡았다. 막상 교리를 가르치는 입장에 서고보니 자신부터 교리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성호경부터 틀림 없이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십이단」 풀이 책을 읽기로 했다. 여기에서 30년 묵은 교우로서의 오해와 무식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성호경의 뜻을 단순히 「삼위일체」의 표시라고 희미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인하여 하나이다』의 「하나」의 뜻을 「一」의 뜻으로만 알고 있었지 「爲」의 뜻으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성호경의 참 뜻은 삼위일체를 포함하고 있으나 「우리 교우의 모든 생활을 자기의 힘에 의하여 자기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천주님의 도움으로 천주님의 뜻에 맞도록 한다」는 것이다. 십자를 긋는 방법도 정확하지 못 하였음을 깨달았고 「아멘」의 뜻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상은 필자의 숨김 없는 솔직한 고백이다. 결코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12단, 요리문답, 성경, 의식에 걸쳐서 필자의 기성지식 중에 얼마나 많은 오류를 발견하게 될런지 얼마나 많은 무식이 드러날른지 두렵기만 하다. 만약 필자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교우가 있다면은 경문, 교리, 의식 등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구하여 올바른 이해와 더 많은 지식을 가지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徐海釗(大邱 南高 敎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