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뿐만 아니라 다른 때도 마찬가지지마는 큰 첨례가 지나면 으례히 우리 본당에는 이번에 대인 영세가 몇 명이었고 너희 본당은 영세자가 몇백명 있었다고 잘아도하고 만족도 한다. 이렇게 집계된 숫자가 모여 교구에 몇천명씩 해서 몇달씩 고생한 본당신부님의 위로도 되고 교리반을 맡아 가르치신 회장님의 추수 소작료도 된다. ▲그러나 우리 본당에 그동안 몇명의 냉담자가 났고 너희 본당에는 몇백명이 판공성사를 치루지 않았다고 논의되거나 심각하게 이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 냉담자의 집계가 숫자로 표시되어 나돌아다니는 일도 거의 없다. 어떤 수도단체나 평신자 사도직 단체들이 우리 회원 중에 몇 명이 중공에서 피살되고 저 아프리카 콩고에서 참혹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 몇 명이라고 자랑하다가 마침내는 눈물이 글성글성해서 한다는 소리가 『우리는 치명이라고 믿어요? 이것이 순교가 아니고 무엇이겠어요』하기가 일쑤다. ▲옳은 말이다. 바로 그대로다. 그러나 아무 회도, 단체도 몇명이나 중공에 부역하여 교회를 박해하는 유다스들이 자기네 회나 단체에서 출신했다는 숫자를 밝히는 법은 없다. 앞서 말한 냉담자도 있을 수 있는 일이요, 지금 말한 배교자도 있을 수 있다. 자기 눈으로 본 예수 그리스도를 30 은전으로 팔아먹는 유다스도 있었는데 말이다. ▲우리 주변에는 냉담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그런데 이 냉담자들 가운데는 혼배조당에 의한 냉담도 물론, 빈곤 기타 가지가지의 이유로 신앙을 잃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마는 그 숫자는 별로 많은 것이 아니다.
▲가장 많은 냉담자의 숫자는 「이유 없는 냉담」이다. 더 쉽게 말하면 가톨릭이 무엇인지 교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수계를 해야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 이유없는 냉담자들이다. 이들은 대개가 외상영세(外上領洗)를 한 사람이다. 이 외상영세 잘 타먹는 사람들은 또 대개 사회유지 지명인사 왈 「인테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테리」이니까 외상으로 주어도 곧 갚겠지 한다. 그러나 외상으로 영세한 교우일수록 수계하는 범절에 무식한 예가 많다. 금년에는 우리 교회도 외상사절(外上謝絶)을 준수하자! 교리시험 치고 6개월간 교우로서 수계한 후에 영세하는 것이 교회의 정찰제(正札制)다. 乙巳는 정찰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