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하늘과 땅과 하늘 아래 있는 모든 기묘한 것을 창조하셨으며 주는 만물의 임금이시다』(성영 118) 하늘과 땅은 엄연히 우리 눈 앞에 존재하며 천지만물은 조성되었음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읍니다. 다채롭게 자꾸만 변하는 삼라만상은 대자연을 총괄하는 위대한 법칙이 있음을 말하며 이 법칙은 우주를 만들고 다스리는 위대한 힘의 주인공이 반드시 있음을 말하고 있읍니다. 자연과학이 아직도 미비했을 때에는 자연의 미미한 힘만을 이용했을 뿐이며 따라서 자연법칙의 위력을 미처 깨닫지 못했고 무신론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무서운 힘의 자연법칙이 있음과 아울러 이런 법칙이 저절로 생길 수 없음이 판명되었읍니다. 훌륭한 문장이 글자들을 마구 집어 던짐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무서운 조화와 정확성을 갖는 자연법칙도 아무렇게나 우연히 생겨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하늘과 땅과 우주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신 천주님은 반드시 계시며 이 분은 또 자연법칙과 만민에게 공통하는 윤리법칙도 창조하셨읍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주만물은 일정한 조화 안에서만 움직이게 되어있으며 만일 어떠한 물체가 이 조화를 깨뜨린다면 그 즉시로 소멸되고 말 것이고 사람도 윤리법을 어긴다면 무서운 벌을 받게되어있는 것입니다.
윤리법을 깬 사람은 당장에 벌을 받지 않을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이런 사람의 말로나 사후는 더 처참한 것입니다.
내 개인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천주님을 제쳐놓고 생각해본적이 없으며 또 생각할 수도 없었읍니다.
생명이 창조되기 위해서 태양과 지구와 여타 별들이 얼마나 조화적이고도 정밀한 위치를 지키면서 발전해 왔는지! 더구나 이성과 자유를 향유하는 사람의 창조를 기다리면서 발전해 왔는지를 더듬어 본다면 천주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조금이라도 엿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 수 있기 위해서 먼저 식물계와 동물계가 이 지구를 차지했었읍니다.
사고하는 인간이 창조되면서부터 식물계와 동물계는 사람의 정복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식물계와 동물계를 점차적으로 정복해 나아가면서 자신의 힘을 의식했을 뿐더러 자신은 불사불멸하는 영혼도 갖고 있음을 인식했던 것입니다. 빠스깔이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외쳤듯이 인간의 육체적인 힘이야 다른 동물들에 비해 참으로 약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사고로서 우주를 정복하면서 자신은 너무나 큰 힘과 품위와 신과 같은 불사불멸의 위치를 지키고 있음을 깨달았읍니다. 천주님은 자신의 이러한 지위를 깨닫기 전에 벌써 인간은 존귀하게 창조되어 우주를 정복하고 당신을 알아 공경할 힘을 갖고 있음을 일러주셨읍니다. 일러주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외아드님은 이 세상에 내려와 우리의 불충을 기워 갚고 우리를 당신 성부께로 이끌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는 우주 전체를 만드시고 붙드시는 천주님께서 우리를 극진히 애호하심을 깨달았읍니다. 백절 불굴의 용기를 갖고 천주님께로 나아가십시다.
黃旼性(서울 명동본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