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복자성월(福者聖月), 우리 순교선열들을 각별히 추념하고 섬기는 달이다. 이달의 의의는 물론 순교자들에 대한 단순한 추념만으로써 다해지는 것은 아니다. 마리땡이 말하였듯이 그리스도신자의 실존자체가 다름아닌 역사의 어두운 밤에 십자가를 지고 가는 「히로이즘」일진덴 우리의 그리스도자로서의 전생애가 순교의 길이다. 그리스도는 누구든지 나를 따르고자 하는 자는 나날이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하였다. ▲「바티깐」방송에 의하면 로서아에 1917년 「볼쉐빅」 혁명이 일어난 이래 소련판도 내에서만도 이 적색마수에 희생된 가톨릭신자수는 무려 2백50만이 넘고 55명의 주교들을 포함한 3만의 성직수도자들이 사형숙청되었다 한다. 이외에 로서아 정교회신자 기타 공산주의가 반동분자로 규정한 수백만의 사람들이 역시 제물이 되었을 터이니 몸서리날 일이다. 그리고도 세계의 지상낙원이 소련이라니 함구무언이다. ▲이같은 암흑의 소련에서 국가원수(國家元首)격인 브레즈네브가 최근 이태리 「로마」에 들린 기회에 「베드루」대성당 지하실에 안치된 고(故) 요안 23세 무덤을 참배하여 5분간이나 그앞에 묵묵히 서있었다 한다. 수헤를 부인하는 무신론자 「브」씨가 이 5분동안에 무슨 생각에 잠겨있었을까? 교회를 박해하는 원수인 공산주의자들에까지 사랑으로 포옹한 요안 교황의 인생관 세계관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은 바 있었을까? ▲요안 23세가 서거하였을 때 철의장막 세계에까지 큰 애도의 물결이 일어났던 것은 이미 묵은 이야기같지만 그 가운데도 폴란드의 공산주의 청년들의 그것은 아직 잊을 수 없다. 이들 청년들의 애도의 가장 큰 이유는 공산주의 안에서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산 성덕을 요안 23세 안에 보았기 때문이라 했다. 물질문명의 지상낙원을 건설키 위해 일체이 영성(靈性)을 거부하는 그 세계 안에 이런 일도 있다니 인간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케 된다. ▲9월과 함께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마음속 깊이 담게 우리 가슴과 마음문을 활짝 열자! 갈대와 같이 바람부는대로 흔들리는게 인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무엇을 가진게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