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에서는 경제적 출혈을 무릅쓰고 한국교회 전반에 걸친 주소록을 만들어 모든 성직자와 교우들에게 편리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다같이 CCK 당사자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금년도의 주소록은 그 편집에 있어 지난 해와는 달리 각 본당 중심으로 각 지방의 교세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되어있어 일층 더 발전된 감이 없지 않다. CCK 실무자들의 말에 의하면 금년도의 편집은 경남 K신부님의 의견을 많이 참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회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보내준 신부께 충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본당 실무자의 의견이 참작된 것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금년도 새 주소록을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불평불만의 소리가 없지 않다. 우리 교회 사업체의 이름은 누락되어 있다느니 우리 본당 신자 수는 빠져있다느니 책임자의 이름이 틀렸다든지 전화번호가 바뀌어졌는데 옛날 그대로 있다느니 등등의 불평이다. 물론 편집자들이 잘못할 수도 있고 또한 조판중에 오식이 있을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기실 내용을 알아본즉 각 본당에서 너무나 비협조적인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주소록을 만들기 위한 용지 공문을 두 차례 세 차례 보냈지만 일언반구 가부의 반응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주소록이 활자화되어 배부되면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실 주소록을 펴놓고 보면 어떤 본당의 경우에는 신자수도 인구 숫자도 빠져있다. 이빨이 빠진 감이 없지 않다.
독자들 중에는 하찮은 주소록을 놓고 이렇게 대서특필 하느냐고 빈정댈지 모르겠지만 어떤 일에든지 상호협력이 필요한 것이고 협조가 없이는 전체를 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금년도 주소록은 한국 교회의 협조정신 여부를 말해주는 하나의 본보기로 보고싶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가끔 지나친 비협조 정신에 대해 자극적인 말을 하기도 한다.
그 때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커녕 도리어 반격적으로 나타나는 수가 없지도 않다.
앞으로 한국 가톨릭이 명실상부 그리스도의 신비체로서 유기적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한 마음으로 협조해야겠고 회답을 요구하는 공문서에는 지체 없이 정확한 해답을 보내야 될 줄 믿는다. 그 뿐 아니라 수군수군 뒷공론으로 비판치 말고 건설적인 의견을 지체 없이 실무자들에게 보내어 교회 발전에 기여해야 될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