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 계절이 되면 공사를 막론하고 독서를 권장한다. 국민문화생활 향상의 조건으로 독서가 진작되기를 바란다면 확실히 현재의 상태는 그 방면의 위기일만큼 피폐되어 있어 적극적인 시책이 시급할 정도다. ▲일전 모일간지에 「젊은세대의 독서기피증」이란 제하에 『왜 책을 읽지 않는가』라는 질의에 대한 그들(대학생 이상 지식층)의 발언을 요약해 듣자면 첫째로 독서는 현실참여에 하등의 실리적인 방도를 제시할 수 없다고 하면서 둘째는 바로 그 독서의 결과인 해박한 기성세대(교수 및 지도층)의 불실한 표양에서 오는 환멸을 들고 있는데 이는 도로 현실 부정으로 통하고 만다. ▲이는 마치 사이비 신도를 보고 기독교 자체를 부정적으로 속단하는, 적어도 최고학부의 지성으로선 참으로 실망을 주는 주견없는 피력의 일단이 아닐 수 없다. ▲옛날 희랍의 탈레스란 철인이 천문학을 연구하느라고 고개를 쳐들고 하늘만 우러러 보다가 우물에 빠졌을 때 그의 여종이 도대체 지척의 일에 저토록 서툰 주제에 머나먼 하늘은 연구해서 무엇하는가고 비웃더란 이야기가 있다. ▲확실히 시세 사람들은 너무나 현실의 성패득실에만 집착하는 나머지 탈레스의 여종처럼 천박한 공리주의에 떨어진 것 같다. 섬척동자도 땅만 보면 우물을 피해갈 줄이야 알지만 하늘의 탐구는 철인이 아니고서야 될법한 일인가. 학생은 아무리 남루한 행색일지라도 옆에 책만 하나끼면 현실에서 충분한 그 신분이 합리화될 수 있는 이치도 거기에 있다. ▲현실의 실리를 부정함이 아니라 그에 앞서 사람에겐 그 실리를 올바르게 득실할 기본적인 인간자세의 터득이 선행되고 이를 위해 사람은 수세기를 격해서까지 자신을 비춰보고 성찰하며 정정할 수 있는 보귀한 서적이 있지 않는가. 이런 의미에서 너무나 많이 듣는 간접적인 설유로 말미암아 차라리 소외되는지도 모르는 오주예수님의 그 인간적이며 초월적인 행적의 기록인 복음성경을 이 기회에 우리는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독서는 결코 의무감에서나 독려에 의해서가 아니고 자기 기호와 취미에 따라 읽으면 그만이라고 한 중국의 석학 임어당도 『성경은 만인이 어느때든 한번은 꼭 읽어야 할 책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