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다.』 서울은 물론 지방도시의 번화가(繁華街)는 섣달로 들어서면서부터 벌써 「X 마스 카아드」가 나붙고 성탄을 알리는 별을 달아 장림(將臨)할 지상의 번영을 구가한다. 20세기의 성탄은 상인들의 『할렐루야』로 시작된다. 마음이 착한 목동(牧童)은 간 곳 없고. ▲「카배레」 「빠」 심지어 다방까지도 「성탄날밤은 종야(終夜) 개점하니 꼭 나오라」는 전갈이고 초대장을 인쇄해서 돌리기도 한다. 왈 『천상에는 영광이요 지상에는 평화로다』 원수같은 「자정 싸이렌」이 침묵을 지켜주는 밤, 아아 탕다르에게 얼마나한 평화인가! ▲예배당에서도 이제는 대개 다 성탄 장식을 했다. 밤을 위한 장식이다. 오색이 찬란한 줄전등을 내리치고 그 위에 큰 성탄별을 달았다. 성당에서는 대개 24일이 돼야 가까스로 별을 단다. 판공이다. 성탄을 위한 고해성사다해서 마음의 준비에 분주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큰 별 하나 달고, 작년에 달았던 『天上에 榮光, 地上에 平和』라고 쓴 초롱을 복사는 잊지 않는다. ▲2천년 전에 전인류가 갈망하던 그 평화는 2천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도 더 많은 평화가 이뤄진 것 같지 않다. 2천년전 착한 목동들은 천상의 영광을 육안(肉眼)으로 보고 지상의 평화를 느껴 마음이 터져날 것 같았다. 2천년전 예수 아기는 「베들레헴」골 가난한 목동들의 집을 찾고 그 착한 마음을 평화로 갚았다. 구세주 강탄의 「할렐루야」는 그들의 가슴을 울리고 광야에 메아리쳤다. ▲여기에 20세기의 목동이 있다. 열한살 난 이윤복(李潤福)군은 대구 명덕국민교생 대구 앞산기슭 어떤 부잣집 염소 외양간에 살며 하루 10월씩 받고 그 부잣집 염소 풀을 먹이는 소년목동이다. 그는 열한살에 벌써 인생의 모든 쓰라린 고초를 다 겪었다. 구두닦이로 모으고 미제 껌도 팔았다. 그러나 끝내 그 가정에 평화는 오지 않았다. 윤복이는 마침내 실종하고 말았다. ▲그의 일기에 이런 구절이 있다. 『하늘을 쳐다보니 참말 맑다. 구름을 찾으려 해도 구름은 보이지 않고 우리집안에도 저 하늘처럼 말끔했으면 얼마나 좋으랴. 저 하늘에도 슬픔이 있을까…』 그의 일기는 본인도 모르게 출판되어 그 책이름이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고 적혀있다. ▲윤복이는 마음이 착한 목동이다. 지금 마음이 윤복이처럼 착한 사람이 이 지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천상의 영광이 하늘의 슬픔이 되는 세기를 만들어 놓았다. 예수 아기는 목동의 집을 좋아하시는 모양이다. 예수님의 취미다. 금년성탄에는 윤복이의 집을 꼭 찾아 주셔서 윤복이의 착한 마음에 강생하소서. 이 지상에는 윤복이 갗은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