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인간의 생명을 배고 낳고 기른다. 생물학적으로도 생명형성에 있어서의 어머니의 역할은 아버지의 그것이 비길수 없을 만큼 큰 자리를 차지한다. 새 생명이 모태에 배이면 그안에서 9개월간이나 양육되고 태아와 어머니는 명실공히 끊을수없는 하나의 생명공동체를 이룬다. 한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생활전부가 새 생명의 보호와 양육이라는 어머니로서의 이 중대한 사명에 완전히 바쳐진다.
어머니되는 것, 그것은 여성의 본성이 요구하는 것이다. 여성의 육체구조와 그 생리, 그 심리적 정신적 자질이 얼마나 모성적으로 마련되어있는지는 이 분야의 학적연구가 충분히 밝힌바다. 그리하여 모성이라는것은 여성의 본성자체를 말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은 육친관계의 경우에 있어서 뿐아니라, 독신의 경우에 있어서도 모성적이되는데 그의 완전한 인간상을 가지게 된다.
한편 부성(父性)은 남자의 본성이다. 그러나 그것은 본능적으로 모성적이 되어야 하는 여성의 경우같이 강하지 않고 또한 절대적도 아니다.
물론 아버지라는 위치와 사명 역시 어머니의 그것과 같이 자녀에게 있어 불가결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남성이 가진 다른 어떤 생활과 활동 분야보다도 비길수 없을 만큼 고귀한 것이다. 생리적으로 뿐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또한 생활 모든면에 있어 아버지 있어 한 여성이 어머니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됨이 남성의 본성과 생활내용전부를 뜻하지는 않는다. 남성을 흔히 정복자, 모험가 투사등 힘과 의지가 강한자로 표현하는데 이같은 남성적 특성의 어느것도 「아버지」라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무관하다.
그러나 여성에 있어서는 다르다. 비록 그녀의 본성이 약한자, 요사스러운자(뱀, 고양이, 여우) 등 무수한 부정적인 표현으로 그려지는바 없지않다할지라도 그녀의 모성적 본성에 비길수는 없다. 또한 어머니됨으로써 그녀는 약한 자도 요사스러운 자도 아니다. 오히려 모든 미덕(美德)의 우물인양 어머니로서의 여성은 높은 차원으로 승화돼 간다. 그리하여 어느 문화세계에 있어서도 어머니상(像) 보 다 더 고귀한 인간모습은 없다고 할만큼 어머니의 모습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과연, 어머니는 누구의 어머니든 아름답다. 적어도 그것이 참된 어머니의 이상이다. 그리고 사랑에 가득찬 존재이다. 어머니됨으로 여성은 가장 희생적 인간이 된다. 어디서보다 가정에 있어서 그렇다. 굶주린자를 배불려주고, 헐벗은자를 따뜻이 입혀주는 손이 어머니손이다.
자녀에게 생명이신 천주의 말씀의 씨를 심어주는자도 먼저 어머니다. 어머니는 가정의 종교적 심신의 기둥이다.
나아가 자녀들뿐아니라 남편까지 그녀안에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얻게 된다. 사실 남편이 자녀를 가진 아내에 대하여 「큰 아기」와 같이 된다는 것은 경험과 가정심리학의 연구가 증명하는 바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가정의 심장이다』고 동서고금의 금언이 말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가정에 있어서의 어머니의 지위를 시적으로 표현한 것만이 아니다. 현실에 있어 그녀는 가정생활의 중심이요, 그 빛이다. 가정의 따뜻함이 주로 그녀에게 달려있다. 그러기에 어머니 없는 가정, 그것은 빛도 따뜻함도 희망도 없는 가정이다. 그것은 하나의 비참이다. 우리나라같이 남존여비사상이 짙은 과거의 보수적 가족제도하에서도 가정에 있어서의 여성의 역할을 단지 가계(家系)를 이을 후손을 주는 자로만 보지 않았다.
易傳家人卦에는 『家人의 利는 女가 貞한것이다』하였고 栗谷은 『女正하면 家道가 正하여 지고… 女貞하면 男正할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였다. 누구에게 보다 주부(主婦)이요 어머니인 여성에게 가내윤리가 달려있음을 뜻하여 한말이다.
과연 주부와 어머니로서의 여성이 정(貞)하지못하고 어머니 답지못할때 그 가정이 파탄치 않을수없는 예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다.
가정에 대한 이같이 중대한 어머니의 위치와 사명은 한민족사회와 그 문화발전에 있어서도 같다. 왜냐하면 민족사회란 결국 가정들로써 형성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건전한 가정들에서만 건전한 민족이 이루어질수 있고 반대로 병든 가정들에서는 병든 민족이 나올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가정의 심장인 어머니들은 한민족의 생명과 그 문화발전의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실은 실은 누구에게나 자명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너무나 무시되어있다. 그것은 단지 어머니답지 못한 여성들의 탓만이 아닐것이다. 윤리도덕의 일반적 부패에서 또한 그릇된 성(性) 「모랄」을 표방하는 남성위주의 「휴메니즘」의 결과이다. 환언하면 여성을 여성적인 격자로서보다 남성의 성적충동을 충족시켜주는 이성(異性)으로만 취급하는데 그 큰이유가 있다.
위에서도 말한대로 어머니 상(像)을 떠난 참된 여인상은 없다. 그렇다면 신비도, 미덕도, 정조관념도 없는 여인상에서 고결한 어머니상이 나올 수는 없다.
오늘날 무너져가는 우리나라사회와 가정의 윤리도덕생활을 다시 살리는 첩경은 먼저 여성들에게 참된 어머니상을 다시 찾게하는데 있다. 우리 어머니들이 훌륭해질 때 이 민족의 장래는 훌륭해질 것이다.
그러기에 성 교황 비오 10세는 『나에게 좋은 어머니들을 달라. 그러면 나는 세계를 혁신 하겠다』고 갈파하였다.
우리는 이 「어머니날」을 맞이하면서 모든 어머니의 표상이요 상징인 성모마리아-우리 모두의 어머니-에게 우리 사회를 혁신케해줄 많은 좋은 어머니들을 불러일으켜 주시옵도록 간구해마지 않아야 할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