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모일간지에 어린이 유괴살인법의 기사가 실렸다. 보통 양심의 사람이면 모두가 경악과 의분을 금치못한 이 끔찍한 수인(囚人)의 최후를 보고 무엇인가 단순히 증오와 분노로만 그칠수없는 인간내면의 또하나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말의 감회가 없지 않다.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내적투쟁이 있다. 내적으로 이런 면이없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신경이 강건한자가(生身的) 영적으로는 오히려 죄의식이 희박한 저등한 영혼일수도 있다.
어쨌든 인간 원죄에 그 근원을 두는 필연적인 이런 인간의 고뇌를 통하여 인간은 각기 다른 형태의 자기 형성, 내지는 자기구제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이미 고인이된 그 수인의 수기(手記)에서도 이같은 고뇌의 흔적을 찾을수 있다. 그는 항상 『정신적으로 극단에서 극단을 오르내려 때로는 성자와 같은 덕을 구했는가하면 흔히 친구나 악서의 영향으로 그의 박약한 의지는 허물어지고 갈팡질팡했던 것이다.』 ▲그 스스로는 말하고 있듯이 이 범죄는 단순히 가난이나 고독 혹은 사회악만으로 변명이 되는게 아니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가난하고 더 불쌍한 생령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스스로 자성하고 있듯이 이는 그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는 어떤 정신적 성장의 결여일 것이다. ▲이는 정신 의학에서 말하는 정신병질인격에 속하는 이상성격자일지도 모른다. 이런류의 사람은 선천적인(또는 후천적) 이러한 기질의 편중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면 사회를 해치는 문제의 존재가 된다. 그러나 이들은 정신병과는 달리 그 자체 이성을 상실했거나 특색있는 증상을 드러내는것도 아니라한다. 이들은 그 내면의 어둡고 격렬한 충동으로 그의 정신기능으론 극한적인 내면투쟁을 겪는지도 모른다.
▲하필 이와같은 사람만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어떤 초자연적인 의미나 혹은 어떤 체계있는 이론의 바탕없이, 막연히 인생을 그 밑바닥으로만 외골수로 파고들때 거기엔 근원적인 고독, 미래의 개선(창조)을 믿지 않는 부동과 반복동의 실존적 절망에 직면하는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벽으로 육박해오는 시공』(手記中)의 의절박한 죽음의 감방속에서, 오히려 이 수인은 천주를 대면할수 있었고 그의 귀여운 피해자의 어린 영혼과 함께 자신의 영혼도 받아줄것을 기구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흔히 있는 혼미와 허무의 고뇌 때문에 너무나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자신의 현세 생명을 잃었으나 최후의 사랑의 고뇌를 통해 구원을 얻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