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은 고(故) 요안 23세 교황의 저명한 회칙 「어머니와 교사」 반포 제4주년이 되는 날이다. 레오 13세의 첫 사회회칙 「레룸·노바룸」의 반포 7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이 「어머니와 교사」는 한번 읽어 봄으로써 누구나 다 이 회칙이야말로 현대세계의 여러가지 문제를 풀어주는 지침서(指針書) 임을 알수있을 것이다. 가족문제, 교육문제, 농촌, 노동 기타공업화에 따르는 제반사회문제를 비롯하여 세계빈곤과 평화문제를 요안교황은 그 고유의 자부적인 사랑으로써 복음의 진리와 교회의 전통교리의 빛으로 밝혀가고 있다.
그러나 본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 회칙의 내용설명 보다 이 중대한 회칙이 우리에게 얼마나 알려져있는가하는 것이다. 지나친 판단일지 알수없으나 우리나라 신자들의 대부분이 이 회칙을 이름만으로 알거나 혹은 그 손재조차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보아 과히 그르침이 없을 것이다.
오늘날 어디서보다 가정과 정치·경제·기타 제반사회와 민족생활면에 퇴패와 분열상만을 노출시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회칙의 가르침과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그 가르침을 전할 사명은 바로 이 나라안에 있어 「어머니와 교사」로 있는 한국 가톨릭교회가 지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을 모르고 있다. 비단이 회칙뿐아니라 다른 회칙들과 현대교회 특히 공의회의 가르침에 대하여 우리들은 단적으로 말해서 너무나 무관심하다.
이같은 개탄스러운 현상은 물론 신자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보다 먼저 이들의 사목책임을 진 성직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 우리는 하루 빨리 이마에 물을 부어 영세만시키면 교회가 성장해가고 이 사회와 민족이 구원될 것이라는 전(前) 근대적 사목태도를 버려야한다. 신자들 역시 수계만으로 자기의 신자로서의 의무를 다한양으로 자족하고있는 사고방식을 버려야한다.
우리는 사회를 구하지않고 개인을 구할 수 없으며 그 사회를 구하기위해서는 교회는 진실히 그가 처해있는 사회의 「어머니와 교사」가 돼야 하고 그 스스로 사랑의 봉사에 정신(艇身) 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 회칙을 비롯하여 현대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연구열이 본당마다 「악숀」 단체마다 일어나기를 염원해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