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이 인간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중의 하나가 술이라고 하면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가나」촌의 기적은 신이 이를 증거한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 술을 한잔하면 사촌에게 기와집을 지어주는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허위와 위선을 단언 거부하며 정의를 말하기에 목숨을 아낄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데 뭉칠만한 형제애가 없고 확고부동한 정치철학도 없는듯이 일인일당(一人一黨) 정치인들에게 문득 술을 권하고 싶은 생각이 난다. 『나는 모두가 옳고 너는 모두가 그르다』는 식인지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추태를 연출할 때마다 발가락 끝까지 붉어질 정도로 부끄러워지고 다스리기 거북한 분노가 치밀기 때문이다. ▲세칭 「불도저」식으로 들이대는 집권여당의 정책에 짓눌려 오금을 펴지 못하면서도 대립, 암투, 분쟁으로 영일(寧日)이 없는 것이 과연 국민의 지도자로 자칭하는 재야 정치인들의 생리란 말인가? 진정 그들의 양심은 금전과 체면과 지위에 팔려 마비되고 말핬는가? 양당정치를 이상(理想)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우리 국민들은 고독하기만 하다. ▲선거를 일년 남짓 앞두고 벌써부터 제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모양이다. 그중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여지없이 팽개쳐 버리고 「인간은 사회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사람도 있어 기가막힌다. 아마 그들은 동물을 대상으로 정치를 할 모양인가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친 과격주의를 자랑삼아 떠벌이고 있으나 그것도 독재나 전제성(專制性)이 잠재해 있는 것 같아 불쾌하다. ▲운명을 같이할 사랑의 정신을 외면하고 서로 물고 뜯기만 한다면 스스로를 약자(弱者)로 만들뿐이다. 대국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객관적으로 관찰할 능력이 있는 지도자들이라면 단결하라. 내년 선거에는 대통령 후보 참가상(參加賞)이나 산표(散票) 공로상, 장려상을 받는 불명예를 갖지 않도록 말이다. ▲정치인들이여! 술을 마셔라. 『첫술잔은 갈증을 낫게하고 둘째잔은 영양이 되고 셋째잔은 유쾌하게 하고 네째잔은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든다』고 하니 세잔만 마셔라. 그래서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심정이 아니라 사촌에게 기와집을 지어주는 사랑을 가져라. 그리고 외쳐라. 『국민의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