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교종 바오로 6세는 공식석상에서 모름지기 가톨릭은 현대의 죄악과 모든 부도덕을 거스려 주저없이 참된 윤리재건을 위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설파하셨다. 우리는 이러한 말을 새삼스럽게 듣는 소리는 아니다. 주일 강당에서도 수없이 들은 말이며, 그리고 몇주일 동안 본보를 통한 비가톨릭인들의 가톨릭 비판에서도 순교역사를 자랑하는 가톨릭이 어찌해서 오늘에 와서는 사회부도덕과 대결하여 순교정신을 발휘하지 못하느냐? 하는 신랄한 비판을 들었다.
그리스도께서도 당신 진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정사하였고 그의 제자들도 인간의 참된 길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들 생명을 바치므로 그들의 선과 진리를 증명하였거늘 우리는 왜 우리의 적인 비도덕적인 죄악에 과감한 언사와 행동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말이다.
선과 악의 투쟁에서 선은 한 걸음도 양보 될수 없다. 인간적인 체면이나 순간적인 감정의 노예가 되어 영원한 구원의 진리를 세속에 헐값으로 팔아넘긴 수 없다. 우리는 세속에 살기 위해 윤리를 버릴 수 없고 드디어 우리는 현세를 위해 천상의 계시 진리를 버릴 수 없다.
크리스챤은 사회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라면, 세상의 암흑을 밝힐 빛이라면 소금 답게 빛 답게 행동의 원칙을 살려야 할 것이다. 오늘의 세대는 다른 어느때보다 강력한 악의 세력이 진을 치고 있다. 그만큼 우리도 강력한 신앙의 바탕을 두고 악을 거스리는데 과감해야겠거늘 선과 악의 대결에서 흔히는 「그레샴의 법칙」이 그대로 재현되어 선이 악의 그늘 속에 묻혀버리는 수가 없지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비가톨릭인 앞에서 가톨릭인의 진리를 드러내지 못하고, 가톨릭인의 신념과 인생관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들과 타협해버리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가톨릭인이면서 때로는 무신론자도되며 때로는 정의의 심판도 없는 것처럼 사회적인 부정속에서 자신의 태도를 가누지 못하는 수가 비일비재이니 말이다.
우리는 내 개인적인 구원만을 찾을것이 아니라 이사회의 한구성요인으로서 전사회 정화와 구원에 대해서도 연대적인 책임을 느껴야한다.
또한 천주 섭리의 역사는 우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인류의 구원을 찾을 수도 있다. 언젠가 비오 12세 교종은 박해를 두려워 떨고 있는 국민에게 『천주께서는 당신들에게 박해를 주심으로 오늘의 인류를 구하실는지 모르기에 즐거이 박해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한 알이 썩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인류사회의 정화를 위해 우리는 순교정신을 발휘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