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금년도 주교회의 준비를 위한 주교상임위원회를 마치고난 한국주교단 의장 노기남 대주교님은 금년도 주교회의는 5월 16일부터 3일간 개최되리라고 발표했다.
해마다 전국 주교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이번 회의만은 그 성질이 다를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작년에 폐회된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역사가 이나라에서 재현되는 계기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금년도 한국 주교회의는 「한국 공의회」의 성질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오랜 여정을 마치고 전국주교님들은 한분도 빠짐없이 전원이 귀국했고 가끔 비공식리에 금년도 주교회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어느때보다 다르게 공의회 정신을 한국에 실현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 주교님들은 한국교회의 현대화를 위해 갖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번에 다루어질 문제들도 매우 의욕적이요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이번 주교회의의 특징으로 지난 일년동안에 한국에 많은 신임주교님들의 배출로 주교단의 양상이 일변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도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의 획기적인 영향을 줄 이번 주교회의는 더한층 우리의 희망을 부풀게하고 한국교회의 발전을 다짐하는듯 흐뭇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렇게 주교단의 열성에 비겨 일반 평신도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한마디로 지난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 대해서도 그랬듯이 지나친 무관심 속에 있지 않는가? 역사적인 세계공의회가 끝나고 이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로 이나라에 「한국 공의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보도되었건만 일반 신도대중은 여기에 대해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것은 어쩐지 손발이 맞지 않는 어색한감을 주고 있다.
파란곡절의 정치파동을 겪은 우리 겨레가 노을날 일부에서 정치에 무관심하고 있으므로 이나라의 민주정치의 앞날이 우려된다고 통탄하고 있다면 어찌 우리 한국교회 내의 문제도 그렇지 않다고 하겠는가?
70만 양떼들의 목자들은 이 시가에도 좀 더 진취적이요 조직적인 교회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정신에 따라 평신도들의 새로운 위치를 깨닫고 우리 평신도가 갈 길을 제시하려고 하지 않는가? 우리의 소극적이요 무관심한 태도를 불식하고 우리의 모든 관심을 죽단으로 집중시켜 어떤 문제들이 논의되고 그것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가를 주시해야 하겠다. 우리 평신도들이 무관심한 태도로 한국의 공의회가 헛되지 않도록 성신의 도움을 청하는 뜨거운 기도와 함께 여기에 모든 관심을 표명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