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농업협동조합 같은데서 그런 행사가 있는지 모르지만 일정때 축산장려를 위해 해마다 가축품평회란 것이 있었다. 응모한 가축은 저울로 무게를 달고 길이를 재고 기타 신체구조를 면밀히 사한 후 등수를 매겨 상을 준다. 짐승은 상이 어떤건지 알수없으니, 좋아할턱도 없었겠다.
▲소위 미인 대회를 하나의 「리크리에이숀」이라고 생각한다면 웃고 치울수 있을지 모르나, 단순히 그렇게만 생각할 수없는 문제가 있다. 일부사회의 지대한 호기심과 성원에 그 성황이야말로 실로 막대한 경비를 수긍케하는데다, 신문(이도 일부에서)은 이의 소개로 크게 지면을 할애하는 등 과도한 열중이다. 「힢브」가 얼마, 「바스트가」가 얼마, 취미는 독서, 「쟈즈」 음악, 샛빨간 장미를 좋아하지요. 등등, ▲『미는 남성의 생명』이란 말은 없는데 『미는 여성의 생명』이란 말은 종종 듣는다. 이말에 일부여성 아주 불쾌한 기분을 가지고 반박한다면 이것을 한갖 어떤 부류의 여성이 가진 괴벽으로만 돌릴수 있을가.
▲조화된것, 아름다운것이 보다 여성적인 요소이며 남성에게 보다 여성에게서 요구되는 것이긴 하나 여성의 미와 가치가 결코 외적 아름다움에만 있지 않다는 것은 고금을 통해 여성 스스로가 그 생활체험으로 느끼고 또한 증명한 사실일 것이다. ▲일전 신문에 동양의 어떤 나라에서 그 나라 풍습상 여성이 수영복만 입고 대중 앞에 나설수가 없으니 그 나라 대표는 어린이용 「파자마」를 입고 세계미인전에 출전키로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현세기에서 선진적인 서양의 문물을 무조건 본따려는데서 생긴 우리자신도 웃을수만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하고 사과를 던져 여자들의 질투를 사서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장난꾸러기 희랍신들의 흉내라도 낸것인지. 해수욕장도 아닌데 반나의 몸으로 의미없는 웃음을 띠고, 디지는 갈채속에 꽃수래를 타고 순전히 자신을 전시하려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은 물질시대에 와서 저락된 여인상의 새로운 양상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어떤 개인에 한한 직업적인 흥행이나 「쇼」라면 모르되 보편적 여성의 교양이나 정숙으로는 도저히 수긍안될 일이고 보면, 여성 전체적인 일련의 행사가 될수는 없지않는가. 차라리 대회 참가자에게 무조건 소정의 보수를 지불함으로써 이를 직업적인 흥행으로 한다면 문제는 달라질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