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부활하여 이미 너희보다 앞서 「갈릴레아」로 가셨으니, 너희가 거기서 주를 뵈오리라』(마테오 28 · 7)
희생으로 도살된 「빠스까 어린 양의 다섯 상처에서 흘러내린 피는 죽음의 질곡을 끊고 빛의 강물을 이루었다. 강물은 어두움을 밀어내는 은총의 바다가 되었다.
죽음과 생명이 기묘한 싸움을 하고, 생명의 주께서 죽으셨다. 그러나 안식일 다음날 무덤 위에 해가 솟아올랐다.
죽은 자들의 첫열매로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그 증인인 천사와 수건과 염포는 인간의 전기(轉機)의 표지(標識)였다. 천주께서는 당신 외아들의 제헌을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인간에게 용서와 화해의 선물을 내리셨다. 『아담 안에 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는 위대한 희망을 주셨다.
우리는 세상에 날만하였다. 누가 우리에게 『네 신(神)이 어디 있는가?』고 물으면 우리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 시공(時空)을 넘은 젊은을 우리가슴 속에 불러일으키는 이 「빠스까」 신비를, 우리는 사슴이 시냇물을 갈구하듯 그리워하였다.
이날은 주께서 이루신 날이다.
천주의 「어린 양」이 십자가 상에서 흘린 피를 우리 마음의 「문설주와 문인중방」에 바르고 지새운 끝에 맞는 날이다.
예수께서 천주의 새로운 선민(選民)인 우리를 죄의 노예처지에서 이끌어 내어 당신과 함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건너가게(빠스까)하시는 날이다.
우리는 알렐루야의 환희 속에서 「빠스까」 신비의 저변(底邊)을 조용히 상기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구원도리 수 없었기 때문에, 천주의 아들이 친히 사람이 되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자신을 낮출대로 낮추어, 중상과 무함과 채찍매와 침뱉음과 자관의 곤욕과 조롱을 당하셨다.
묵은 인간(원죄)을 씻어 없대고 새로운 생명 곧 천주의 생명을 우리에게 얻어주기 위해 천상 천하의 모든 권을 가지신 이가 십자가에 발가벗긴 몸으로 달리시어, 온갖 욕설과 매도(罵倒)를 들으며 초를 먹히우고 창으로 옆구리를 찔리우셨다.
이 세상 광야에서 우리를 하늘의 약속된 나라로 인도하기 위하여 천주께 기름으로 축성된 이가 무참히 죽어 땅의 무덤에 묻히셨다.
그러나 당신은 부활하셨다. 모든 죄악과 불의와 허위와 유혹과 시련과 죽음에 대한 승리를 쟁취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죽음을 소명하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재생의 길을 틔주셨다. 사실 우리는 성세성사로 재생하였다. 천주의 생명을 받은 그날 우리는 우리 자신의 「빠스까」의 장도(壯途)에 올랐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부활축일에 주님의 부활과 함께, 그 영광에 참여할 자격을 우리에게 부여해준 우리의 성세도 또한 경축한다.
그리고 주님의 「빠스까」 신비 안에서 우리 자신의 「빠스까」를 더욱 확실케 하고 더욱 충실(充實)케 할 것을 마음속에 다짐한다. 우리의 「빠스까」는 바로 사랑의 「빠스까」이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빠스까」 축일전에 당신이 이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그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왕 13 · 1) 예수님의 표양을 본받아 우리도 우리의 이웃을 끝까지 사랑하여야만 당신이 앞서 가신 하늘의 아버지한테로 우리는 무사히 건너갈(빠스까) 수 있다.
-주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다. 알렐루야! 주께서 이루신 이날을 우리는 경축해야 한다. 그러나 『묵은 누룩이나 악의 악행의 누룩으로 하지 말고 오직 순수함과 진실함의 누룩(죄) 없는 빵으로 경축해야 한다.』(코린토전 5 · 8) 끝
金允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