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금번 부활대축일을 맞이하여 주의 새로운 자녀가 된 신입교우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뜻을 보낸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게되자 영육으로 여러가지 생활의 변화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간 영세의 관문을 뚫기 위해서 힘든 교리공부와 더불어 여러가지 준비를 갖추어 이제 가톨릭의 한 「멤버」가 되어 앞으로 누구못지않게 착실한 신앙생활을 해보고저 하는 열심도 복바쳐 오르리라고 믿어진다.
그러나 옛말에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좋은 일에는 그만큼 큰 시련과 유혹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 누구인들 영세때의 그 심정으로는 신앙을 벌리 수 없고 교회를 동질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영세한지 불과 3년이 못되어 참 신앙을 잃은 영혼들이 많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영세입교한 신입교우들은 지나친 노파심이라고 코웃음칠지는 모를 일이로되 지난날의 역사가 교훈하고 있으니 우리는 다시한번 신입교우로서, 앞으로의 신앙생활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하는 마음의 자세를 잠간만이라도 생각해야겠다.
첫째로 영세입교했으니 모든 것이 끝났다는 착각을 씻어 버려야 한다. 영세를 앞두고 까다로운 교리찰고가 있다. 이것을 위해 교리공부를 했고 이것이 끝남으로써 「교리공부졸업」이라는 그릇된 관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세식은 배로 말할 것 같으면 진수식이다. 이제 그 배는 넓은 바다를 건너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세는 끝맺는 내용이 아니요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요 출발이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배를 바다위에 띠우기 위해서 준비한 과정에 불과했다.
둘째로 우리가 얻은 신앙은 우리의 힘에서가 아니라 천주성총의 힘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이 결실되기 위해서도 성총의 힘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성총의 생활을 해야한다. 성총을 얻은 길은 기도와 성사라고 했다. 그러므로 신입교우들은 고해 성체성사 받는 것과 기도를 바치는데 주력해야 한다. 적어도 매월 한번의 고해와 적어도 하루 한번의 기도가 수반되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째로 우리는 지금까지 기성신자들로부터 지도를 받아왔다. 이제부터는 우리 힘으로 교회를 키워야 하고 여러가지 가톨릭 「액숀」에 솔선 수범 앞장서야 한다. 명실공히 그리스도 안에 한 가족의 책임을 느끼고 교회제반 사항에 관심을 갖고 본당 신심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네째로 우리는 평신도 사도직을 용감히 실천해야 한다. 우리가 받은 신앙이 생명보다도 값진 것이라면 우리는 이것을 모르고 있는 이웃형제들에게도 신앙의 가치를 알려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한 방법에는 직접 교리반에 인도할 수도 있고 서적 기타 개인지도를 할 수도 있다.
이상 우리는 금번 신입교우들에게 몇가지 부탁하고 싶다. 이러한 진실한 마음의 자세가 없이는 자기도 모르게 그 신앙에는 좀이 생기고 악마의 세력이 침투된다는 사실을 미리부터 명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