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부활절에도 여느때나 다름없이 경향각지 본당에서는 많은 새로운 신입교우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 나라에 아직도 가톨릭이 문을 두드리는 구도자는 늘어가고 신입교우들이 많아지는 것은 참말 다행한 일이요 천주께 감사해야할 일이다. 세계적으로 보아 전교 잘되기로 두번째라고 하면 억울할 정도로 이름 높은 우리 한국에 있어서의 예비자 지도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시기를 놓치지 말고 서둘러야 할 다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비신자의 격증으로 신입교우들이 수가 늘어가는 한편 냉담자들의 수도 격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어딘지 우리는 양면을 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만 줄다름질하는 듯하다. 기성신자들의 교육에는 전연 관심이 없고 예비신자 지도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성세성사의 인호를 맏은 신입교우들은 신앙생활에 익숙지 못하다. 이들에게 참된 생활한 신앙을 불어넣어야 한다. 금방 영세입교하여 불타는 열심을 끄지말고 이끌어 주어야 된다는 말이다. 일단 성세예절이 끝나면 교회는 그들의 지도에 너무 등한시할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관심밖으로 돌린다. 이것이 빚어내는 결과는 곧 「냉담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뿐이다.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겠다. 신입교우들에 대한 생활지도에 정신을 쓰는 것도 예비자 지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신입교우들이 참된 크리스챤의 생활을 하지못한다면 이들의 뒤를 그대로 따라갈 예비신자의 지도 역시 뜻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금년 부활대축일에 영세입교한 신자뿐 아니라 아직도 신문교우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신입교우들의 지도를 위해 몇가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면
첫째로 신입교우들을 위한 정기적인 교리강좌를 개최해야 한다. 특히 성경강좌는 더욱 좋다.
둘째로 신입교우들도 본당 가톨릭 「액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톨릭 「액숀」을 통해 성화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세째는 특히 영세때 신입교우의 영혼지도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대모 대부들의 명실상부한 대부모의 노릇을 해달라는 것이다. 대부모의 제도는 하나의 형식이 아니다. 오랜 교회 전통이 가르치는 산 역사의 교훈인데 왜 형식적으로 해버리려고 하는가?
이상과 같은 신입교우들의 새로운 지도방법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교우가 많아지는 한편 냉담자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결국은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쳐버리는 어리석은 그리스도의 일군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