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주일에 우리는 과거 너무 무관심했던 신학교와 신학생을 생각해보자. 하나의 사제가 나오기 위해서는 12년의 장기간동안 많은 경제적인 기반이 있어야 한다. 우리 본당신부들이 우연히 된 것이 아니고 신학교에서 신학생활을 거쳐 나온 분들이다. 눈앞에 필요한 사제는 생각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신학교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것이 우리들의 폐단이다.
매년 나오는 새 신부들은 누구의 힘으로 양성되었는가? 우리 교우들 중 몇명이나 신학생 양육을 위해 헌금했는가? 우리 신부를 우리의 힘으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이름 모르는 은인들의 힘으로 그래도 오늘 이만큼이나 한국인 사제가 나온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본당신부를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신부가 아니다. 성직자 없는 교회가 있을 수 없다면 평신자들이 교회를 도우는데 가장 보람된 것은 사제양성사업을 도우는 일일것이다.
성 비안네 신부는 『어떤 본당이고 사제없이 30년만 내어버려보라. 그들은 천주를 섬기지 않고 동물을 섬길 것이다.』고 했다. 어느 영혼을 막론하고 사제의 손을 거치지 않고 구원의 은혜를 받은 영혼이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성소일에 한가지 다짐을 해야한다. 신학교를 위한 모금운동이나 성미운동을 벌여야 한다. 여기 아름다운 모범을 소개한다면 부산 해운대본당에서는 20여명의 부인들이 4순절간 절미운동을 해서 쌀 네말을 신학교로 보냈다고 한다. 더욱이 수원은 전교구가 성미를 매년 모으고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모든 교우가 이러한 성의만 있다면 한국의 모든 신학교는 우리집으로 운영할 수 있고 우리는 떳떳하게 「우리 신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교형자매 여러분! 지금 한국 신학교의 실무자들이 경제적인 곤경에서 얼마나 고심하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를 아는가? 성소주일은 하나의 구호가 아니다. 우리가 과거에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반성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를 판단하고 실천하는 때다.
우리는 적어도 우리 교회의 심장부인 신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힘으로 우리 신부들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원칙은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