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깐」 공의회를 계기로 「교회 현대화」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는 이때 우리 한국가톨릭도 여기에 동조하여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한국교회가 해야할 당면과제는 태산같이 많고 누적되어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도 망설여지는 현실이다. 이럴수록 근 논리적 순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한국은 뭐니뭐이해도 포교지방이요 따라서 가장 좋아한 것은 구도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를 가르치는 일이다. 그렇다면 교리교수하는 방법이 운운되어야 하고 이것을 위해서는 새 교리책 출간이 무엇보다 급선무의 일인 것 같다. 현금 우리가 쓰고 있는 교리책은 지금부터 35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케케묵은 골동품을 아직도 고집을 부려 쓰고 있다는 것은 알아들을 수 없다. 실은 쓰고싶어 쓰는 것이 아니다. 포교일선 실무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새 교리문답책의 출간을 기대하고 있다.
교리책 출간을 위한 교리위원회가 조직되어 3년간을 연구 · 검토 해오던 중 6월초 주교회의에서 일본 교리교본 번역판을 편찬할 준비를 한다는 원점(原點)에로의 복귀가 발표되었다.
물론 실무자들은 그들대로의 많은 애로가 있을 것이지만 교리문답책 한권 만드는데 몇해가 걸려야 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그렇게 조급히 구느냐고 도리어 핀잔을 던질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서 완전한 책을 만들고저 하 생각은 버러야 한다. 조금도 빈틈없이 완전한 책을 꿈꾼다면 공심판때가 되어도 책은 아놀 수 없을 것이다. 불완전한 책이라도 좋으니 포교일선 사도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성총의 때요 지금은 구원의 태도다』하신 바오로 종도의 말씀대로 한국에 있어서 이 시대야 말로 포교황금시대가 아닌가? 이렇나 절호의 기회를 우리의 나태로 말미암아 천주님의 성총을 남용한다는 그 무서운 질책을 어떻게 면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인지도 알아들을 수 없는 현재의 교리문답책은 구도자들에게 도리어 장애의 구실을 하고 있음을 동감할진데 이렇게까지 새 교리문답책 출간이 늦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리스도의 복음선교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꼊귀 바란다. 하루 바삐 새 교리책으로 새 교수법에 따라 새 교우들을 새롭게 지도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기를 가슴조이면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