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적(縱的)으로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신 전인류는 모두가 형제』이라는 횡적(橫的) 관계를 강조하신 그리스도는 이번주일 복음성경을 통해 『누구든지 제 형제에게 분노하는 자는 심판받을 죄인』이라고 강론하셨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 토마스도 분노가 낳는 『추(醜)한 딸들』 즉 분노로 말미암아 범하게 되는 죄악들을 경계하였다. ▲그리스도께서 약속해 주신 바를 알고 있으며 또한 그리스도로부터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수단을 부여 받은 그리스도자는 분노로 일그러진 표정을 가질 수 없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고통을 사랑으로 승화(昇華) 시키는 위대한 그리스도교적 이상(理想)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그리스도자의 표정은 밝고 부드럽고 다정스러워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그리스도자로서의 완성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유모어」를 알아 남의 결점에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자신의 결점을 시인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한번 웃으면 그만큼 마음이 젊어진다(一笑一少)』란 명언이 나올정도로 평화한 웃음을 자아내는 「유모어」는 시중에서 야단스레 판매되는 피로회복제보다 효력이 빠르고 강력하며 몇백배 가치가 있어 늘 하는 일을 처음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침울함과 신앙이 같은 뜻을 나타낸다고 가르친바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한솔 이효상씨가 『인생은 자본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세상에 태어났으니 인생은 적자(赤字)가 아니라 흑자(黑字)』이라고 주장하면서 인생은 희망과 기쁨과 감사에 가득차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를 되새겨 봄직하다. ▲그러나 요즘 씁쓰레한 고소(苦笑)와 분노를 강요하는 사건들이 있다. 박한상 의원 「테로」 사건의 진범을 민주경찰이 조작(造作)한 것이나 「동아일보」 최 기자 「테로」 사건의 진범이라고 자수한 자가 『나 이외에 진범이 있을 겉 같다』는 진술은 심심을 허탈케 하고, 김기수 선수에게 세계 선숫권을 빼앗긴 벤베누티가 『건전한 정신은 건정한 신체에서』라는 체육인의 정신에 빗나간 언동을 한 것 심히 유감스럽다. 버럭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갑자기 웃음으로 둥갑시키기에는 힘이 부댁기는 감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도 죄악과 위선과 사회적 부정의에 대하여 노(怒)한 적이 있다는 사실로 자위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