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해방 후 전국 각지에 많은 성당이 세워졌다. 고전적인 것, 근대적인 것, 갖가지 형으로 건축되었다. 물론 이에 따른 성당 애부의 모양이나 장식도 가지각색이다. 그중에는 예술적(취미와 보는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품이라 해서 구태여 어려운 조각품과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성화를 장식해서 자랑거리로 하는 느낌을 주는 곳도 있다.
사람마다 제나름의 취미가 있고 예술가는 예술가의 주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같은 무지한 사람으로서 여기 사실파가 어떠니 추상파가 거떠니 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성당에 모시는 성상이나 성화가 개인감상용이 아니고 전체 신자를 위한 적이라면 적어도 어린이로부터 늙은 노파에 이르기까지 무식층으로부터 유식층에 이르기가지 누구나가 다 알아볼 수 있고 친밀한 감을 느낄 수 있어 우리 신앙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좋지 않겠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성당에 들어서면 묘한 표정의 얼굴에다 손을 이상히 하고 목이 비뚤어진 성상이 서있는가 하면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표현의 십사처나 성화가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웃음이 나고 분심이 안날 수 없다.
언젠가 이 성당에서 여나문살의 어린이들이 『킥, 킥』대고 성상을 바라보는 것을 본 일이 있지만 이런 성화나 성상을 도대체 어린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볼 것인가?
이해력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여기서 위엄과 인자를 찾을 것인가? 아름다움을 찾을 것인가? 신뢰와 신앙의 정신을 찾을 것인가? 또 거기서 위대한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볼 때 거울 명동대성당 안에 있는 여러 성화나 성모상 성당밖에 세워진 성상들은 누구나가 다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의 본보기가 아닌가 한다.
이번 절두산에 병인교난 백주년 기념사업으로 성당을 짓고 여기 24명이 시복 예정자의 석상을 조각하고 성모상을 세우라는 말을 들었다.
여기 세워지는 성상만은 적어도 우리 풍습에 알맞고 어린이들과 시골할머니들도 쉽게 알아보고 신심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성당은 작품의 전시장이 아니고 동심(童心)의 전당이라는 말이 잘못이 아니라면….
尹空(兒童心理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