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은 옛부터 「한가위」라 하여 새 곡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眷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기는 名節이다. 여름동안 피땀으로 가꾼 五穀百果가 무르익는 때라 한층 흥겨웁고 來日의 보람을 안주겨는 名節이다.
또 하나 秋夕이 오면 옛부터 전해오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고 東洋倫理의 中心을 이루는 孝悌의 思想에서 나온 祖上에 對한 祭祀이다. 평소에는 무관심하게 살아오던 그들도 이날이 오면 먼저 先祖에 對한 孝心에서 祭祀 준비에 분주하다. 새 곡식으로 떡을 만들고 술을 빚어 省墓를 한다.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이날만은 빚을 내어서라도 제사상을 본다.
이렇게 祖上을 섬기는 우리의 좋은 풍속은 없어지지 말아야 하겠다.
한편 우리 敎友들은 秋夕 명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우리는 非크리스챤들처럼 祭祀를 올리지는 않는다. 祭祀 그 自體를 輕蔑해서가 아니라 더 高次的인 미사 聖祭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非크리스챤들이 제마다 祭祀를 올리고 省墓를 간다면 우리도 으례 先祖들을 위한 煉미사를 바치고 省墓를 하고 煉禱를 바쳐야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父母를 孝道하고」하는 사랑의 계명을 받은 우리는 非크리스챤들의 모범이 되리만큼 父母에게 대한 孝道를 表示해야 한다. 끼니거리가 없어도 빚을 내어 祭床을 준비하는 그들을 생각해 볼 때 秋夕날 先祖들을 위한 미사예물은 결코 物質的 問題가 아니라 精神의 문제인 것 같다. 그 누구도 「禮物」이 없어 秋夕날 煉미사를 드릴 수 없다는 넋두리를 할 수 는 없다.
보통으로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생전에 위대하게 살던 그들도 우리 곁을 떠나면 자연적으로 우리이 머이에서도 기억이 흐려지게 마련이다. 열심한 자녀들은 朝夕으로 죽은 父母를 위해 기도를 올리지만 어떤 경우에는 추석같은 명절에도 기억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자! 世上을 떠난 祖上에게 무엇을 바쳤는지? 秋夕날 어떤 본당에서는 소위 합동미사라 해서 煉미사를 공동으로 바치는 곳도 있다.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죽은 부모에게 對해서 그렇게 인색할 수 있는가? 물론 제한된 日字에 제한된 성당과 司祭로 인해서 모든 敎友가 秋夕날 연미사를 바칠 수는 없지만 秋夕날 禮物을 바치고 그어느날이든 미사 聖祭가 집전이 되면 그만이 아니겠는가?
秋夕을 앞두고 입고 먹을 계획을 하기 전에 돌아가신 부모의 靈前에 주님의 은총을 빌어주는 일에 관심을 모으자! 추석날에는 어느 가정도 例外없이 연미사를 바치고 省墓를 하고 연도를 바치는 일로서 그 뜻을 살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