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왕조시대가 아니다. 왕권은 이미 소멸되었다. 우리는 이제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여기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하나의 왕권을 인정한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 주일에 축하하는 그리스도왕권이다. 「성베드루」대성전 광장 「오벨리스크」(方尖碑)에 『그리스도는 승리하시고 그리스도는 다스리시고 그리스도는 명령하신다』고 새겨져 잇다. 이 말은 교회가 걸어온 과거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다.
교회의 역사는 짧은 설교로써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요약해서 말하면 예수는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피와 은총으로써 인류를 죄에서 구하시고 계명과 교리로써 사람들이 다시 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주셨다. 예수는 이렇게 우리의 왕이 되신다. 그러므로 설령 인간의 발전이 어떠하든 우리중 누가 얻는 지위가 어떠하든 만일 우리가 이 하나의 불변하는 주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 된다.,
교만은 악의 근원이요. 죄종(罪宗)의 으뜸이다. 오늘의 개인이나 사회의 죄악은 그리스도의 왕권의 경멸이나 혹 부정에서 워인한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의 보배로운 피로 구원된 인간을 돕기 위해 당시의 학문과 예술이 서울 「다테네」에 갔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생각하고 있는 신 이외에 더 위대한 신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의 이름도 그 본성도 잘 몰랐다.
그리하여 이 도시 어느 신전의 제단에 『모르는 신에게 바친다』고 써놓고 아직 알지 못하는 신에게 희생을 바쳤다. 그러나 오늘의 인간은 지식에 도취되었다. 오늘의 인간은 그 연약한 정신으로 몸소 꾀할 수 없는 모든 진리에 의문을 제기한다. 오늘의 인간은 우리의 철학에서 꿈꾸고 있는것보다 하늘과 땅에 더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왕이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왕이신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셨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예쑤가 전 세계를 통치하신 분이란 것을 똑똑히 예언하였다. 『나신 유데아인의 왕이 어디 계십니까』하고 동방의 박사들이 헤로데왕께 물은바 있었고 헤로데 왕도 자기의 왕위를 뺐을 어린 예수를 찾아 죽이고저 했다.
예수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 군중은 역시 그를 왕으로 환영했다. 법정에서 비라도는 『네가 유데아인의 왕이냐』 물었을 때 예수는 『네가 말한 것과 같다』고 대답하셨다.
그때문에 십자가형을 받았고 머리위에 『유데아의 왕』이란 표지를 썼다. 이 표지는 헤브레아말, 희랍말, 라띤말로 그 당시 알려진 말로 썼다.
이와같이 원수가 경멸하기 위해 한 것이 신의 섭리로 예수를 세계에 왕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예수는 이렇게 왕으로서 당신 백성을 생명의 양식으로 양육하고 은총으로 충만케 하고 원수로부터 수호하고 승리의 날까지 인도한다.
전체주의 국가는 그리스도의 왕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국가를 형성하는 정권이 그 정권 위에 있는 권위와 함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리스도가 왕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없다.
유복한 사회는 무사와 안이(安易)와 사치를 누리고 있다. 그들의 관심사는 재산과 사회적 지위와 육체적 미(美)이나 그리스도가 왕이라는 것을 잊고 있다.
장부와 아내, 아버지와 어머니로서 우리는 이 세상의 표준이 우리의 표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희생보다 안락을 도의(道義)보다 위신을 앞세운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왕이라는 것을 잊고 있다.
10대 청소년 소녀로서 우리는 다루기 어려운 성숙기에서 움직이고 있다. 생활가운데 자기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는데 있어 그들은 그들의 부모와 스승과 그들을 권위로 다스리는 자들에게 이론(異論)을 내세운다. 10대에서 그들 자신을 예기하고 혹 형세에 대항해서 일어서기에 아직 넉넉히 강하지 못할 때 교회에서 떠나게 될 위험이 있다. 우리는 다른 어떤때보다 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이 훌륭한 권위에 등저서는 안된다.
그리스도신자로서 우리는 우리의 왕이 또한 우리의 형제라는 것을 잊고있다. 그는 신비체의 머리이요 우리는 지체라는 것을 우리가 잊고있다. 그는 우리가 사도가 되도록 우리 모든 이를 부르셨다.
사제로서 또 수도자로서 우리는 우리를 통하여 그가 일하시지 않으면 우리의 모든 수고가 헛것이라는 것을 잊고 싶어한다. 우리는 그의 권위없이 우리의 권위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잊고싶어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왕이라는 것을 잊고있다. 「왕」 또는 「왕권」이란 말은 오늘 통속적인 말이 아니다.
그러나 영원하고 불변하는 하나의 왕권이 있다. 그 왕권은 압제적이 아니요 부드럽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신성과 은총의 나라요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다. 우리는 이 왕권을 있는 그대로 단순히 인정해야 한다. 이 왕권을 인정하려면 신의 바른 위치와 자신의 바른 위치를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 우리 시대의 죄악은 어떤 다른 시대의 죄악보다 더 다르지 않다. 우리는 모두 신의 뜻보다 우리의 뜻대로 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오만하다.
『저는 마땅히 흥황하시고 나는 마땅히 쇠미하리라』 많은 전통과 인간이 만든 제도가 일소되는 시대가 올지라도 그리스도는 아직 통치하실 것이요 그리스도는 아직 왕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