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일동본당에서는 기보한 바와 같이 결혼을 준비중에 있는 미혼남녀들을 위한 「가나안강좌」를 개최했다. 사제의 저명한 인사를 초대해서 사랑의 문제, 연애 문제, 결혼 문제 등등을 진지하게 다루었다. 청강자들도 청강비를 물어가면서까지 백여명이 참석했다 하니 성황을 이룬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행사의 성황여부를 붇지않고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가톨릭적 性 「모랄」의 기본문제를 말하고 싶다.
오늘은 3S時代라 해서 「스포츠」 「스크린」 「섹스」가 활개치고 이 3S가 인류의 정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만큼 性問題는 다른 어느때보다 「클로스업」되고 있으며 특히 가톨릭의 젊은남녀들중에는 敎會가 가르치는 性의 問題에 對한 誤解 또는 이해부족으로 스스로 고민하고 있는 층들도 허다한 것 같고 한편 敎會에서는 여기에 명확한 교육방침도 없는 것 같다. 개정에는 가톨릭이 修道生活이나 聖職生活에 對한 獨身問題와 결부시켜 性問題를 지나치게 죄악시 해버리고저 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한편 「性의 해방」이란 사상이 만연되고 있어 俗된 性 「모랄」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 남녀들은 더 한층 갈피를 못잡고 있으며 시대사조에 편승하려니 죄의식이 일어나고 전연 性에 無關心하면 극단의 경우 결혼 不可能이란 비극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와같은 우리사회의 여건을 종합해볼 때 가톨릭에서도 떳떳하게 건전한 性敎育을 해야할 때는 왔다. 아니 도리어 만시지탄을 느껴야 한다. 敎會에서 정확한 결혼 敎育이 없었기 때문에 오는 비극을 몇가지 들어본다면 순진한 남녀들이 갑자기 性의 문제에 부닥쳤을 때 거기에 批判能力이 없으므로해서 無罪란 것에 對해서도 지나치게 罪意識을 느껴 드디어는 敎會와 인연이 끊어지기도 하고 또는 上記한 바와 같이 왜곡된 性槪念으로 婚期를 놓쳐버린다든지 특히 非가톨릭인과의 결혼생활에서 자기의 굳건한 가톨릭적 결혼관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서약한 내용이 공수표로 돌아간다든지, 일단 가톨릭인끼리 결혼을 했다하더라도 敎會가 요구하는 건전한 결혼관의 빈곤으로 가정불화, 자녀교육의 맹점 등등의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가정문제, 자녀교육문제, 사회문제에 있어서 보다 그 전제적인 것으로는 남녀결혼이 문제인 것 같다. 바른 결혼에서 바른 가정이 이룩될 것이고 바른 가정에서 바른 자녀와 사회질서가 나오겠기 때문이다. 특히 性問題가 혼란한 이즈음에 우리 가톨릭인들의 신성한 혼배의 뜻을 전달한다는 것은 非크리스챤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지금 한창 결혼 「시즌」을 당하고 있는 젊은 남녀 당자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기에 직접 간접으로 책임을 느끼는 敎會사목자들과 부모들은 각별히 이런 문제를 연구해야 될 것 같다.
이렇게 보아서 이번 범일동 「가나안 강좌」는 그동안 절망하고 있던 젊은 가톨릭 남녀들의 절실한 욕망을 채울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각 지방에서도 이러한 결훈준비 강좌 「붐」을 일으키는데 있어서 중요한 동기가 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그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비록 가톨릭에게뿐 아니라 한국인 전반에 걸쳐 혼기를 앞둔 남녀들이라면 얼마만큼이나 결혼문제를 연구하는지 궁금하다. 결혼 可否의 판단기준은 보통으로 「몇살이 되었느냐?」하는 식의 연령에만 기준을 둔다든지 돈이나 직업에만 중점을 두는 점이 없지 않다.
다시 반복하거니와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시정하려면 결혼부터가 그 문제의 촛점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므로 이렇게 중요한 결혼문제를 우리는 등한시하였고 결혼문제가 나오면 으혜 혼배공시만 운운하는 그따위 틀에 박힌 옛날 사고방식을 떠나서 좀 더 近代化한 가톨릭적 결혼관을 가르쳐야 하겠다.
가장 종흔 것일수록 잘못 인식될 수 있고 가장 값진 물건일수록 위조품이 쉽게 나올 수 있듯이 가장 좋고 가장 큰 가치를 지닌 사랑과 결혼문제에 있어서도 그것이 비중이 큰 그만큼 잘못 이해될 수 있고 위조품의 결혼이 나올 수 있고 따라서 여기서 나오는 비극을 우리는 언제나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이므로 다시한번 남녀결혼문제에 관심을 모아야 하겠다.
이것이 이 나라에 그리스도의 왕국을 건설하는 첩경이요, 어둔 사회를 빛나게 하는 기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전국 모든 본당서 좀더 계획적으로 결혼준비를 위한 교양강좌가 많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