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테스탄 선교 제80주년을 맞이하여 금년초부터 전국 복음화운동을 전개하고 그 절정적인 장식으로서 지난 5일 서울 운동장에서 전국신도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거의 3만명으로 추산되는 신도들이 약2시간에 걸쳐 한국기독교가 걸어가야 할 신도들의 정신적인 자세를 천명했다. 그들은 「교회는 일치」 「사회는 변혁」 「민족에게는 소망」이란 명목을 걸고 「삼천만을 그리스도안으로」하는 「슬로간」을 내세웠다.
한국의 프로테스탄의 80년 역사가 우리나라에 공헌한바는 적지않았다. 사회, 문화, 교육, 예술 등에 걸쳐 한국근대화의 선구자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교80주년을 맞이하여 그들이 전국에 복음의 씨를 뿌려야 되겠다는 뜻으로 신도대회를 가진데 대해서 우리들로서도 전적으로 그 정신에 고개숙여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민족의 불행은 일찌기 그리스도를 몰랐기 때문이요, 이 민족의 장래가 또한 여기에 달렸다면 오늘날 한국 그리스도교인들의 책임은 너무나도 컷다고 할 것이다.
「전국 복음화 운동」이란 참된 정신은 어찌 가톨릭인인들 방관할 수 있겠는가? 가톨릭의 한국 선교 역사는 80년이 되고 있는데 우리는 더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물론 무서운 「박해」라는 여러가지 악조건에 제약되었음을 인정은 하지만- 포교사업에 너무나 소속적이었음을 자인하고 앞날의 새로운 정신적인 태도를 가다듬어야 하겠다.
우리에게는 선교80주년이 아니라 내년에 병인년 순교1백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피를 뿌려 신앙을 증거한 1만여명의 순교자를 가진 우리들이다. 그들이 피로써 물려준 신앙을 우리역시목숨을 다하여 전파해야되지 않겠는가? 아직도 순교의 사실을 모르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하지 않겠는가? 박해의 사실과 순교의 사실은 가톨릭안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곧 우리 민족의 역사요, 민족혼이 깃들여 있는 생생한 교훈의 역사다.
현금 도처에서 순교기념성당건립 순교기념관건립 등등 내년 1백주년 대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좀 더 대외적으로 순교정신을 밝히고 소망을 잃은 우리민족에게 순교의 기본정신을 천명함으로 소망을 주어야 할 줄 믿는다.
「삼천만을 그리스도 안으로」 이것은 비단 프로테스탄의 구호가 아니라 우리의 것이어야 하겠고 이것만이 우리민족이 살아가는 길일 것이다. 지금부터 마음의 준비를 갖추어 내년 기념행사는 명실공히 거국적인 것이되어 선조들의 순교정신을 빛내고 이 민족에게 새로운 마음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는 기념행사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