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성탄절은 다가왔다. 이제는 완전히 우리나라에도 너나 할 것 없이 성탄을 전후하여 기분풀이를 마음껏 하고 있다. 한달 전부터 상가엔 「크리스마스 카드」가 나돌기 시작한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도시나 농촌을 막론하고 고요한 밤 대신 소란한 밤을 만들고 죄악의 도가니로 만든다. 이것이 해마다 도를 더해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천주께서 주신 그 넉넉함을 악용하여 스스로이 생명을 해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한편에선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기뻐해야 할 성탄절에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려 죽어가고 있다.
동란을 치른지 벌써 16년이 되나 아직도 동란의 흔적인 가난과 굶주림으로 이 한파에 떨고 있는 우리 형제들이 무수히 있다. 동란 이후 우리는 우방국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도움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음으로부터 의 사랑의 구현이며 이웃에 대한 순수한 사랑에서 나온 것이었지 값싼 동정은 아니었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 또 그렇게 믿고싶다. 구호와 원조에 사용된 돈은 어떤 한 재산가의 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살려고 하는 열심한 교우들이 자기가 입고 있는 옷과 돈을 천주님께 바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도움만을 받고 있을 수는 없다. 그리스도이 말씀을 따라 우리도 남을 도울 의무가 있다. 남을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할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내 주위에서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내 형제들을 외면한다면 천주님이 내려다보실 때는 부유하나 굶주리나 모든 인류는 자기의 아들이요 딸들인데 형제간에 우애가 없고 사랑의 결핍으로 인하여 그 형제중 하나가 죽어갈 때 천주님은 우리에게 무어라 말씀하시겠는가?
천주님의 심판 대전에서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헐벗고 있는줄은 몰랐다고 말못할 것이고 나는 남을 도울만큼 넉넉하게 가지지 않았다고도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성탄절엔 또다시 비천한 말 구유에 탄생하실 영해 예수님께 우리의 잠자는 애덕성을 일깨워 사랑의 예물을 드리자.
서병섭(대전 공군기술교육단 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