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정신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출판물의 중대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신문의 생명이 하루임에 반하여 잡지의 생명은 한달이나 계속된다는 점에 잡지가 갖는 중요성은 가중된다. 교회에서 발간하는 「가톨릭청년」 「소년」 「경향잡지」 「가톨릭시보」 등은 의외로 신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영향력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정적 영향인 바 출판물의 과도하게 빈곤한 내용과 고루한 편집이 독자들(신자나 비신자)로 하여금 교회출판물을 외면하고 경멸하게 하여 교회출판물 전반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나 무관심을 주는 것을 말하며 그와 반대로 적극적 영향은 참신하고 풍부한 내용과 시대감각에 호응하는 편집태도가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교회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 영신적 감화, 사명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인식 및 활동의욕과 실천 등을 말한다. 누구나 적극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교회출판물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현재의 교회출판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외면당한 채 항구적인 독자층을 획득하지 못한 사실의 시정을 위해 얼마 전인가 편집과 내용에 참신을 기한다고 하던 「가톨릭청년」(아마 유일한 가톨릭 지성지이라)의 시도는 미완성에 용두사미격이 되어버렸다. 가치있고 귀중한 논문, 깊이 있는 영적훈화와 설교, 건설적이며 현실적인 교회의 계획과 청사진, 일반수준을 능가하는 가톨릭예술작품의 게재만이 제대로 현재의 기형적인 출판물을 바로잡고 적극적 영향력을 과시하도록 해줄 것이다. (가청시단의 시들이나 경향잡지에 연재하는 소설들은 수준 이하의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까지 한번쯤 읽어볼가 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훌륭한 교회출판물을 만드는 길은 현대에서 교회가 중요성을 잃지 않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쓰는 유능한 필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하고 동시에 천재적인 기업가도 필요하다. 이것은 어떤 강압이나 명령으로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극히 자유스러이 원만히 이루어질 것이다.
李東震(서울 明水臺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