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한다. 나는 마음의 약이라고 말하고 싶다. 약에는 병을 고치는 좋은 약도 있으나 아편, 「메사톤」 같은 마약도 있고 우리의 생명을 빼앗는 극약 독약도 있다.
세계의 부호 록펠러가 신경쇠약 불면증으로 회춘의 가망이 없다는 명의들의 진단을 받았을 때 신부님의 권유로 성서를 읽고 교회에 나아가 그 병을 깨끗이 고치고 20년을 더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학에서의 「그레샴」의 법칙은 도서계에도 적용이 되는듯 양서는 점점 그 자취를 감추고 악서만이 판을 치니 한심스러운 일이다.
시중에 범람하는 「베스트 셀러」라는 책들, 어린이들을 꼬이고 있는 수많은 만화책들의 대부분은 금서목록에 올려야 할 악서들인 것이다.
이것들이 인류에 끼치는 해독은 「메사톤」에 비길 바 아닌 것이다.
비근한 에로써 대구에서 있었던 17세 소년의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부산에서 있었던 부호의 딸이 가출하여 부모에게 거짓 협박장을 내어 1주일간이나 부산시경을 발칵 뒤집은 사건들은 다름아닌 사리를 분별치 못하는 소년들의 악서를 모방한 짓인 것이다.
윤리도덕의 문란, 사회부패 등이 모두 앇서의 영향이 적지 않으니 일대 경종을 울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악서구축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며 서울시경에서도 이런 운동을 일으킨 모양이다. 우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양서 보급운동에 앞장서야 되겠다. 우리 천주교회 서적은 모두 마음의 병을 고치는 약이며 사회를 바로잡는 지침이건만 현재 이의 보급상황은 너무나 한심스럽다. 가난하다. 돈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천주교회 서적은 신비제공인 까닭에 차 한잔, 담배 한갑이면 능히 살 수 있는 월간잡지도 많이 있으니 답매 한갑 덜 태우고 사 읽어야 하겠다.
읽고나서는 옆집이나 벗들에게 돌려가며 읽도록 권하여 병든 영혼들을 구하는 의사구실을 하여야 하겠다. 우리 모두 양서를 읽어 깨끗한 마음, 밝은 생활로 명랑한 사회,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하는 역군이 되어야 겠다.
김상훈(청주시 수동본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