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6세 교황님은, 진정한 「바티깐」 공의회는 이제부터라고 하셨읍니다. 공의회로서 씨는 뿌려졌고 지금부터는 잘 자꾸는 일을 해야합니다. 각성과 쇄신과 대화 이중 각성과 쇄신을 위해 무엇을 할까 독서를 해야합니다. 쇄신 즉 모든 신자의 성화(聖化)를 위해 그리고 대화로써 세상을 진리와 사랑으로 개혁시키기 위해 독서는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얼마전 북괴(北傀)의 유수한 맑스주의 철학자가 간첩으로 남파되었다가 자수했읍니다.
그런데 그가 공산주의자가 된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집어든 「팜프렡」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악서(惡書)를 본 가공할 결과이고 성신의 인도를 따라 책장을 넘기던 정약용 등의 남인학자들, 그로부터 수많은 순교복자를 낸 찬란한 우리의 종교사, 이것은 천주님의 책을 본 복된 결과가 아닙니까? 보십시오 한권의 진리의 서적은 세계에서 전교 제1위를 점하는 우리 가톨릭의 밑거름이 되었고 오류를 범한 저 유물론자의 소책자는 한국을 골육 상잔의 비극으로 몰아넣지 않았읍니까? 우리 운명과 역사는 이 책 한권 한권에 달렸읍니다. 현대 「매스콤」을 타고 물질주의와 권세와 영달에의 집념이, 강식약육의 비정(非情)이, 윤리적 타락이, 우리를 극도로 질식시키고 있지 않읍니까?
그러면 우린느 어떻게 자신을 수호하고 더 나아가 세상을 정화(淨化)시킬 수 있을까요? 독서뿐입니다. 생명의물로 흙탕물을 씻어버려야 합니다. 주교님, 신부님, 교형자매여러분, 독서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하십시다. 판공때 일정량의 독서를 한사람만 성사를 보게 한다든가 본당마다 문고(文庫)를 설치한다든가 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시렵니까? 그리고 「가톨릭시보」를 비롯한 출판당무자 제위에게 말씀드립니다. 출판사업의 성쇠는 오로지 독서운동의 성패에 달린 것입니다. 이 운동의 유무(有無)와 성쇠(盛衰)에 출판사업의 발전과 쇠퇴가 좌우됩니다. 말로써 하는 강조만으론 부족, 독서회 같은 모임이나 특별 「세미나」 또는 강론도 잦을수록 좋고 전국적인 기구가 생겨도 좋고 본당단위의 문고설치는 그의 첩경이 되겠읍니다.
李基馥(서울 서대문구 증산동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