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스탄들과 동방교회 그리고 가톨릭교회가 해마다 세계적으로 거행하는 교회일치 기도주간이 올해도 18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다. 한국가톨릭교회는 금년에도 별다른 준비 없이 이 기도주간을 지낼 것 같다. 서울과 몇몇교구 내에서 프로테스탄 신자들과 함께 기도행사가 있는듯하나 대개의 신자들은 기도 주간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교회일치운동에 대한 관심과 열성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일치운동을 할려고 하는 신부나 신자는 좀 미친 사람이 아닌가하고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경향은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 현상으로 온 교회가 일치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교회일치에 대한 무관심은 공의회 이후 시작된 교회 전체쇄신에 대한 무관심의 원인에서 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교들은 공의회 당시에 혁신 정신을 드러냈지만 막상 공의회에서 연구했던 쇄신을 실천할 단계에서는 혁신에 대한 열성이 적어진 것 같다. 주교들은 「로마」에 모였을 때 진보적이었으나 자기들의 교구내에서는 보수적이란 말도 있다. 주교로서 아무리 쇄신운동을 할려고 하더라도 신부들과 신자들이 공의회의 목적을 이해 못하고 그것의 실천을 주교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교회의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편에서 신부들과 신자들이 쇄신운동을 할려고 노력해도 주교와 계속적이며 직접적인 대화가 없이는 공의회의 목적을 실천할 수 없다. 공의회의 모든 헌장과 율령을 기초로 해서 주교와 사제와 신자들 사이에 직접적인 대화와 연구가 필요하다. 교회일치운동도 마찬가지이며 그중의 하나다.
「로마」에 있는 교회일치촉진국이 발표했던 지도서에 따라(1967년 5월 14일 교구마다 일치운동에 대한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한교구내에서 위원회를 설립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적어도 대표 1명이 전국위원회에 참석했어야하는데 한국교회의 실정으로는 적어도 관구마다 위원회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위원회의 회원으로서 신부들 뿐아니라 수사, 수녀 또 남녀 신자들이 있어야한다고 발표했다. 각 교구의 모든 천주의 백성은 일치운동을 하기 위해서 교구전체가 대표를 통해서 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대표들을 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치위원회는 연구하는 조직이기보다 교회일치운동을 계획·지도하는 조직이 될 수 있다. 교회일치 연구소(INSTITUTUM)는 따로 있어야 하며 위원회는 연구소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국 위원회나 교구위원회의 할일은 무엇인가?
①먼저 각 교구 내의 신부들, 수녀들, 교리선생들, 본당회장들 그리고 가톨릭 「액션」 단체들의 책임자를 위해서 교회일치에 대한 강습회를 마련해야 한다. 교회일치운동이 무엇인가, 일치의 원칙들이 무엇인가, 일치운동을 하는 방법들이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들을 신학적으로 연구할 것이다.
②연구한 다음에 교리를 해설하는 신부들이나 수녀들이나 교리교사, 회장들이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칠때 교회일치문제를 계속해서 강조해야 될 것이다. 프로테스탄신자로서 구령을 못 받는 다고 생각하는 교우들이 아직도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 그래서 모든 신자들은 올바른 신학적인 인식을 가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③교구 마다 신부들과 목사들이 같이 신학적인 연구를 해야 될 것이다. 각 교회의 신학적인 위치를 로 알게 되어야 될 것이다. 만일 목사들이 공의회의 헌장을 신부들과 같이 연구하지 않으면 가톨릭교회의 사상과 목적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신부들이나 평신자 지도자들은 목사들과 함께 WCC에서 발표된 책들을 연구하지 않으면 서로 이해할 수가 없다. 예를들면 WCC에 속한 「신앙과 직재(職制)」란 국제위원회는 가장 중요한 신학적인 문제들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는데 국제적인 모임에서 연구된 것을 각 나라 안에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국제프로테스란기관들은 교회일치운동에 있어서 제일 앞장서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프로테스탄교회들은 국제프로테스탄기관들이 연구하고 발표한 것을 연구하는 그만큼 일치운동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사들이 신부들과 같이 국제프로테스탄기관들의 연구를 토론하게 된다면 서로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④각 교구의 가톨릭과 프로테스탄지성인들이 같이 모여서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적 신앙을 증명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해야 될 것이다. 특히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자선사업, 교육사업 또는 「매스콤」 등등에 대해서 연구할 수 있다. 목적이 같으면 서로 손을 잡고 같은 사업을 하게 됨으로써 일치운동의 목적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⑤서로 일치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하기 위해 기도운동이 있어야 될 것이다. 일치기도 주간만이 아니고 성주간 동안이나 예수승천 축일때부터 성신강림때 까지 그리고 모든 큰 축일에는 교회일치를 위해서 공식으로 기도해야 될 것이다. 이 기도운동은 본당마다 그리고 각 단체안에서 실천하면서 동시에 프로테스탄신자들과 함께 일치의 성총을 얻기 위한 공동기도행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성신을 청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성신을 얻을 것이다. 교회일치운동은 사람들의 운동이기 보다 먼저 성신의 운동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신을 청할 필요가 있다.
전국이나 교구일치위원회는 위에 말했던 몇가지 구체적 방법을 따라 이미 일년 계획을 세우며 일치운동을 지도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교구마다 주교의 뒷받침 그리고 여러 신부들과 평신자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협력 없이는 그리스도께서 하신 「모두 하나가 되라」는 가르침을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