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그리스도는 역시말에 대한 세심을 쓰셨다. 『하늘과 땅은 지나갈지라도 내말은 지나가지 않으리라』(마태오 24장 35절) 그뿐이랴? 『천주님의 말씀을 듣고 준행하는 자는 진복자로다』(루까 11장 28절)하셨는데 그것은 『당신의 말씀은 곧 진리』이기 때문이었다. (요한 17장 17절)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한국 사람이 잘하는 거짓말이 몇가지가 있다. 그게 뭘까? 술고주망태가 그 이튿날 『난 인제 죽어도 다시는 술 안먹는다』고 맹세 맹세하는 것. 늙은 할머님들은 입버릇처럼 외친다. 『늙은 것이 얼른 죽어야지! 더 살아 뭘한담!』 그 옆에 앉았던 손자가 『그럼 할머니? 언제 돌아가실래요?』하면 천동벼락이 내린다.
그리고 셋째번 거짓말은 처녀치고 『난 시집 안가! 죽어도…』라고 곧잘 종알거린다. 그러나 시집은 잘만 가더라. 그리고 장사꾼의 거짓말이다. 『안됩니다, 밑천도 못건집니다, 본전도 안됩니다, 밑집니다』 시침이를 딱 뗀다. 팔고나서는 『난 얼마 남았네! 난 오늘 본전은 건졌네…』한다.
참 번지르한 거짓말이다. 교우중에는 처녀치고 『난 수녀될테야! 시집은 절대로 안갈테야…』 시집만 잘가더라. 1분 2분 동안은 이 거짓말이 성공을 할는지 모르지만 1순간 한찰나에 생각지도 않은 틈바구니에서 그 거짓말이 탄로돼 버리고 마는 것을 하도 많이 보았다. 이 『하도 많이봤다』는 내말 조차가 거짓말일까바 저윽이 걱정이 된다. 어쩌자고 또박 또박 식은죽 떠먹듯 거짓말을 하느냐? 국회의원 출마당시 선거연선에 거짓말을 잘도 했다. 어느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작은 강이 하나 있는데 거기다리가 수십개 놓였지만 실지로는 다리하나도 놓여지지 않았다. 한번은 기차를 타고 지나는데 앞에 손님이 『왜 저런덴 다리 안놓을까?』라고 자문 자답식으로 묻는다. 나는 그때 『선생님! 저기 다리는 벌써 몇수십번 놨읍니다』 『그런데 실지는 아직 다리는 못놨읍니다』했다.『저런! 一嘗而千金인데 그게 될 말입니까?』 『누가 아니랍니까?』 우리한국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식언(食言)을 실없이 시끄럽게 잘해서 큰일 입니다하고 대답삼아 말을 받아 주었다. 양식을 지닌 우리로서 먼저 할 말과 안할 말을 가리어 안할 말은 창고에 넣어두고 잠을쇠로 잠거두고 쑬말 할말 지켜야 할말 약속한 말은 하늘과 땅이 지나가도 지켜야 하겠다는 마음의 자세를 바로해야 되지 않을 가 한다. 『내말은 곧 진리이니라』(요한 17장 17절).
吳基先(서울大方洞 主任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