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풍채부터 말씀드리자면 키가 아주 크고 이목구비가 훨칠한 호남입니다.
제가 설 신부님을 처음 뵈었을 때 무척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읍니다. 그후 몇년동안 우리 본당을 위해 수고한 자취를 볼 때 그분은 풍체만이 아니라 행동 역시 멋있는 분이라고 느꼈읍니다.
신부님은 서양인 특유의 성격대로 행동적이며 솔직합니다. 따라서 모든 일을 척척 시원스럽게 해나갑니다. 그리고 남의 잘못을 알게되면 본인 앞에서 거리낌 없이 그 사실을 지적합니다. 어떤 때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무안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신부님을 잘 모르는 분은 오해하기도 쉬우나 곧 그것은 악의에서가 아니라 선의에 의한 것임을 알게됩니다. 설 신부님은 같은 한국인끼리도 거의 알아낼 수 없는 점이라도 명확하게 관찰하여 비판하십니다. 이 점은 외국인 신부님을 모시고 있는 우리 답동 본당의 이 점의 하나라고 하겠읍니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우리 인류세계는 동양과 서양의 문물이 융합하고 조화될 때 비로소 보다 나은 생활과 평화가 이뤄짐을 깨달을 수 있읍니다. 설 신부님은 남에 대하여 냉철한 비판을 내리는 반면 자신에 대하여서도 물론 엄격합니다. 신부님 자신의 결점은 남이 말하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하고 다른 사람이 신부님의 잘못에 대해 언급하면 솔직히 시인합니다. 그리고는 그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남보다 웃 사람이니까 하고 체면만 차리려는 위선적 태도는 조금도 없읍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서 남이 알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생활태도를 배우게 합니다.
따라서 어떤 때는 우리와 함께 음식도 들고 노래도 하고 농담도 합니다. 그래서 전연 거리낌이 없는, 마음 놓고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애로운 신부님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설 신부님을 존경합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 같이 어울려서 행동으로 진리를 말씀하고 우리의 잘잘못을 냉정히 비판해 주며 결코 위엄만을 내세우려 하지 않는 솔직담백한 생활태도를 나는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답동성당의 보다 나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 바삐 수고하는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을 더 풍성히 받으시기를 기구드리는 바입니다.
金○○(인천 답동 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