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일요일, 온 국민이 하루의 휴일을 즐기고 평화로운 휴식에 들 무렵, 차고 어두운 북녘 공산도배들은 이번에는 다시 31명의 무장 특공대를 집단적으로 남파하여 선량한 동포들의 귀한 생명을 마구 살상하고 많은 재산을 손괴시켰다. 이번 사태로 우리는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전략 또는 전술면에서 많은 교훈을 받고 이 교훈을 살려 앞으로의 방공태세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면 금번과 같은 불행한 일도 오히려 우리에게는 이화전복이 될 것이다.
본란은 이것을 계기로 우리의 지난날의 정신생활 내지 신앙생활을 성찰(省察)하고 새로운 정신자세를 확립하며 신앙생활을 복음정신에로 그 기선을 돌려 더욱 확고부동하게 『항상 깨어있어 악에 대항할 수 있는』 힘과 자세를 갖춘 것을 다시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6.25라는 쓰라인 전쟁을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은 휴전(休戰)중에 있다. 휴전은 전쟁이 끝났다는 말이 아니다. 더더구나 영영 전쟁이 없을 것이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우선은 전쟁을 쉬고 있는 것이다. 월남과 월맹사이의 크리스마스나 구정(舊正)을 기한 몇일 혹은 몇시간의 휴전처럼 확실한 기약도 없이 언제 또 남침을 당할지 모르는 우리의 전쟁은 더욱 불안하고 더욱 비참하고 더욱 초조하다. 공산도당들은 전쟁을 원하고 전쟁을 좋아한다. 그들의 공산주의 이론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파괴는 건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전쟁을 없애기 위하여 전쟁을 해야 한다고 한다. 공산주의는 소위 투쟁의 연속만이 평화를 유지한다고 한다. 자본주의는 생산의 축적만이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리는 형제애(兄弟愛)만이 지상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휴전후 10여년 동안 우리는 『잘 살수』 있는 터전을 닦아 공산주의를 막고 북녘동포들이 동경하고 귀순해올 수 있는 평화로운 나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있는 조국건설을 위하여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북괴들은 10여년 동안 오직 전쟁준비에만 분망했던 나머지 이제 북녘의 산하(山河)를 완전히 요새화했다고 전문가들은 일러준다. 제2의 6.25는 또 있을 것이다. 이번 무장특공대의 남침, 22일의 미국 정보함 「프에블로」호의 납치 등 심상치가 않다. 또 전문가들은 남침시키기로 목적하고 이번 31명의 흉악무도한 무장특공대와 꼭 같은 훈련으로 마련된 수천명의 특공유격대원들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준비된 병력을 그들은 어디에 쓰겠느냐? 또 김일성은 자기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도 우리남한을 무력통일하여 적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는 막다른 골목길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고 어쩌면 지난 6.25전야의 정세와 오늘의 정세가 이처럼 비슷하냐시퍼진다. 6.25때는 무장간첩을 남파하여 수많은 양민들을 학살하지 않았던가? 그들의 그날의 수법과 오늘의 술수가 너무나 흡사한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제2의 6.25가 가까와 온 것 같다.
이러한 판국에 우리는 「태평무드」속에 젖어 안일한 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는 무의식간에 공산주의의 온상과 그 배양기(培養基)를 만들고 있지 않는가? 성찰 해보자. 국민은 누구나 다 우리 남한에서는 공산주의가 발붙일 자리는 없다고 믿고 있다. 공산주의를 좋아할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산도배들이 오면 자유도 교회도 신앙생활도 다 없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우리국민 중에는 한 사람도 없으리라. 우리국민은 다 공산주의를 싫어하고 반대한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무서운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밖에 그 정체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괴의 실태와 실정을 익히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흉악한 무리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을때 우리는 그 도배들의 본질과 그 정체를 알아야 하겠다.
적을 모르고 적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악한 무리는 양의 가죽을 쓰고 오는 법이다. 31명의 무장특공대들은 회색외투를 입고 훌륭한 신사로 서울 거리에 들어왔다. 그 신사차림 속에는 온갖 흉악한 살인과 파괴무기를 숨겨 있었고 그 생각은 청와대를 폭파하여 혼란을 일으키려는 흉모로 꽉차있었다. 우리는 화려한 물질속에 숨은 살인의 흉모를 모르고 사치와 안일을 동경하며 환영하고 있지 않는가. 깊이 성찰해야 하겠다. 사치와 안일은 공산주의의 온상이요 배양기에 가장 알맞기 때문이다.
청빈(淸貧)을 허원하고 생활신조로 삼는 우리의 생활이 지난 십여년 동안 과연 청빈했던가.
공산주의를 막는 가장 큰힘은 국민의 일치단결이다. 일치단결의 힘은 형제애에서 생겨난다. 형제로운 사랑없이 어디서 우리가 일치와 단결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우리의 사회는 너무나 현격한 격차속에 형제의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도 그 하나이다. 「거지와 한상(床)에서 식사를 할 수 없는 부자」는 아예 천당 갈 생각을 말아야 한다고 했다. 사회의 __단 빈부의 격차뿐만이 아니헤아릴 수없이 많은 저해요소가 우리의 일치단결을 가로 막고 있다. 깊이 성찰하자.
끝으로 우리는 용덕(勇德)을 호소한다. 모든 불행과 악과의 대전에는 용덕을 가져야한다. 공산도배들의 첫째 수법은 공포분위기의 조성이다. 깡패의 무기는 협박과 공갈이다. 사람을 공포속에 몰아넣고 그들은 야망을 달성한다.
무장특공대의 목적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고 崔베드로 종로서장의 용덕은 우리의 반공정신의 귀감이라 하겠다. 악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비겁한 행동이 없었나 깊이 반성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생활을 신자로서의 생활을 깊이 성찰하고 각성할 때는 바야 으로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