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대축일은 우리교회가 기념해 온 가장 오랜 축일의 하나이다. 오늘도 온세계의 모든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기쁨에 잠겨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들에게 부활의 신앙을 주었고 그 신앙이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를 부활케 할 것이다.
실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인류의 역사 속에 처음으로 일어난 큰 사건이었다. 예수께서 기적을 행하시어 병자를 잣게하고 죽은 자를 살아나게 한 일들도 큰 사건이었으나 십자가에 매달려 죽고 돌 무덤 속에 깊이 묻힌 예수께서 3일만에 스스로 살아나신 이 죽은 자의 기적은 세인에겐 더할 수 없이 놀라운 큰 사건이었다.
그후 근2000년동안 교회안에서는 물론이거니와 교회밖에서도 그 놀라운 사실을 전해왔다. 그런데도 아직 이 세상에는 그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하거나 혹은 지나간 역사 속에 있었던 하나의 사건으로 보아 넘기려는 자가 적지 않다. 그와 같은 사람들은 비단 오늘에 와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부활하신 그 당시에도 있었다. 예수의 부활을 듣고도 믿지 않는 자가 있었고 눈으로 보고도 믿지 않으려는 자도 있었고 보고 믿는 자도 있었고 보지 않고도 믿는 자가 있었다. 신앙을 가진 자에게는 구태어 기적이 필요치 아니하되 마음이 악한 자에게는 기적을 보여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께서 설교하실 때에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고 하지 않으셨던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지않으려고 한 자는 그 당시의 「바리서이」들이었다. 그들의 위선과 교만은 구세주를 미워한 나머지 십자가에 못받아 죽였고 그 무덤을 지키던 수직군들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믿으려 하지 아니하였을뿐 아니라 되려 그 수직군들에게 뇌물을 주며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밤중에 그 시체를 훔쳐갔다고 거짓 말을 하게끔 강요하였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제 눈으로 보고도 그리스도의 가리침을 따르려 하지 아니한 자는 그 무덤을 수직하던 로마의 군인들이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무덤 위에 큰 바위를 눌러 놓고 밤을 새며 지키다가 3일째 되는 날 새벽에 땅이 진동하며 무덤이 열리고 처참하게 죽었던 예수 그리스도가 광채에 쌓여 무덤에서 나오시는 모습을 보고 놀라 넘어진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관인들의 뇌물을 받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일을 하였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통하며 그 몸에 향액을 바르러 간 자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버의 모친 마리아와 살로메라는 부인들이었다. 그들이 3일째 되는 날 아침 일찌기 무덤에 이르니 이미 무덤이 열려 있었고 예수 그리스도는 무덤에서 나와 「갈릴레아」로 가신 뒤이었다. 흰 옷 입은 천사로부터 예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없이 기뻐한 자들이었다.
『가서 그 제자들과 베드루에게 고하되 예수께서 너희보다 앞서 「갈릴레아」로 가시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거기서 예수를 피오리라고 하라』는 말을 들은 그들의 가슴 속에는 기쁨과 용기와 신앙이 불꽃처럼 일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문을 잠그고 불안 속에 잠겨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 그 제자들은 얼마나 기뻐했겠는가. 실로 그리스도의 부활은 곧 그들의 신앙의 부활이었다. 우리는 이 부활의 기쁨 속에서 스스로의 부활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예수게서 그와 같은 모진 고난을 받으신 뒤에 부활의 영광을 우리에게 뵈어 주셨으니 우리도 우리의 영원한 영광으로의 부활을 위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제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실망한 자는 희망을 찾고 죄에 떨어진 자는 착한 마음을 되찾고 고민하는 자는 우리ㅗ와 용기를 얻고 부활의 기쁨을 모르는 자에게는 영원한 영광의 길을 알게 하여야 한다.
『형제들이여 너희는 누룩 없는 빵이니 만큼 새 빵이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 우리 「바스카」 고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 그리므로 우리는 잔치하되 묵은 누룩과 악의와 악행의 누룩으로 하지 말고 오직 성실함과 진실함의 누룩없는 빵으로 할지니라.』 부활은 신앙의 바탕이오 목적일 뿐 아니라 또한 신앙의 방법이기도 하다. 부활주일을 맞이하여 모든 사람이 그 신심 속에 주의 조력(助力) 성총을 충만히 받아 예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부활의 영광을 누리도록 빌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