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로똘리 대주교의 부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우리의 기다림이 컸고 또 바람이 많기에 우리의 환영은 더욱 뜨거운 것일 수 있는 것이다.
교황 대사께 대한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우리영신의 최고지도자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께서 우리를 돌보기 위하여 친히 보내신 높은 성덕과 자애로운 사랑으로 우리의 사정을 알뜰히 살펴 교황 성부의 사목을 적절히 보필하기에, 우리는 모든 신뢰와 존경과 감사를 바치는 것이다.
생각컨건데 특별히 오늘날에 와서 풍속·문화등 기타 인문조건이 지방에 따라 상이함을 직시하고 상이한 사회여건 그 가운데 뿌리박고 커나갈 교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참된 통일성은, 나아가 각 지방교회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고 참된 독자성을 알게 함으로써 각 주교단에게 주어진 권리를 뚜렷하게 한 것이다.
특히 공의회 이후의 이와 같은 현저한 교회의 동향은 각 지방 교&회가 하나인 가톨릭교회로 살기 위해 교황 성부와 일층 더 긴밀한 연락이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연락을 책임지는 교황 대사의 사명은 일층 더 중대한 것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욱이 자립 교구로 설정된지 몇해 안되는 어린교회로서 인적으로 물적으로 또 모든 면으로 미약하며, 더욱이 파란중첩 한 역사를 지녀온 이땅에 아직 교회의 뿌리가 넓게 넓게 확고히 박혀있지 못한 현실인 것도 사실이다.
다행이 교세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나 그럴수록 우리 교회는 할일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어려움은 더 절박하게 들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과중한 어려움은 혹은 일부의 침체를 가져오고 혹은 어느 일부에만 편중된 균형 없는 발전을 낳는 등 한국교회의 건전한 발전을 기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하여 생겨나는 우리의 안타까운 실정들을 신임대사께서는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황성부제 품달함으로써 로똘리 대주교 당신의 비범한 능력으로 한국교회를 적절히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신임 교황대사 로똘리 대주교를 환영하는 이 때에 우리신자들은 우 리 주교단의 영도하에 단합하고 예수부활의 희망과 기쁨 가운데 살면서 한국 가톨릭교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할 것을 다시 다짐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발전만이 진실로 교황 대사가 바라는 것일 것이며 교회발전을 위한 우리들의 노력 그것만이 로똘리 대주교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