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화도에서 일어난 섬유노조사건은 우리를 놀라게 했고 또 그 사건의 진전은 우리를 다시 실망치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미 본란을 통해 견해를 표명하였거니와 하나의 정당화 할 수 있는 노사분규라고 보더라도 분규 이전에 노사문제는 사회정의에 입각해 원만히 해결되었어야 했을 것이다. 더욱이 단순한 노사 문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 가운데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신부와 가톨릭노동청년회원에게 부당하게 불온사상 운운하며 중상하고 이유없이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정당한 요구를 저해한 사 실은 비단 교회내뿐아니라 일반사회의 비분을 사고도 남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인권이 왜 마구 짓밟히며 법이 보장하는 기본 권리가 왜 마구박탈당하가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노동자에게도 같은 인간이 가지는 존엄성이 있고 그들도 그들대로 모여서 사랑하며 살 권리가 있지 않는가! 노동조합을 공산주의자의 전유물로 취급하는 좁은 소견이 이땅에 아직 있다면 또 누구보다도 반공에 앞장선 가톨릭 신부와 신자들을 사회정의를 가르친다고 사상이 불온하다고 몰아세우는 무지와 횡포가 아직도 이땅에 남아있다는 사실에 세삼개탄하지 않을 수없다. 만약 우리가 운데 아직도 누가 교회는 사회정의를 수호해야하고 또하고 있다는 이 엄숙한 사실을 외면하거나 아니면 영영 모르고 있다면 또 가톨릭노동청년회(J·O·C)는 이러한 교회 정신을 받들고 최전선에서 용감히 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믿지 않거나 모른다면 우리는 비분강개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 스스로를 냉정히 비판 성찰할 필요가 있지 않을가.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무고히 희생당한 동료투사들에 대한 현실적인 구제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신자들은 각자 모두다 우리가사는 이사회에 대한 책임을 가진 것이다. 그러므로 전국 신자에게 보내는 가톨릭노동청년회(J.O.C) 메시지(본지 2月 4日字)는 내 자신이 남에게 보낼 메시지인 동시에 나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것이다. JOC가 하는 일은 교회 정신에 입각한 일이요 교회정신에 맞는 일은 우리 각자가 다 서로도와서 해야하는 일인 것이다. 특별히 노동자사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현하려하는 것이 가톨릭노동청년회의 목적인 것이나 인류사회 전반의 사회정의 실현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모두 다 잘아는 것이다.
강화도 사건을 계기로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옹호를 위한 성명서』를 통하여 교회의 입장을 재천명하고 사목지침을 명백히 제시한 한국 주교단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우리는 한국 주교단의 훌륭한 지침대로 생활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