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막대한 인력과 시간과 돈을 소비해가며 진행되다가 그에 못지않는 지대한 성과와 허다한 과제를 남긴채 막을 내린지 어언 3년 그동안 교회는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증인 역할을 하며 인류를 구원하는 사명을 수행키 위해 각성과 쇄신을 하며 놀라우리만치 개혁작업을 진척시키고 있다. 이 과업중 중추적 역할을 활성청의 개편 곧 현대화 작업이 연구·검토를 거쳐 3월 1일자 드디어 역사적 발효를 하게 된다. 이는 곧 우리의 귀감이며 한국교회도 이에 맞는 개혁을 단행해야할 마당에서 있다. 그리하여 개혁의 기저를 모색 각성·쇄신하고 어떻게 이를 실천해야할는지를 논급고자 한다.
유일한 啓示宗敎라 자처하고 전인류를 구원의 길로 이끈다는 그리스도교가 地上에 비롯한지 2천년이란 긴 세월을 지나왔지만 상금도 그 수많은 크리스챤 「색터」와 他宗敎가 存在할뿐아니라 新生宗敎가 날로 늘어간다는 이 사실은, 그리스도교 자체, 스스로에 대한 비판이나 시정의 여지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치 않으면 안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나아가 그들과 효율적인 대화의 길을 태우기 위해서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오늘 이미 종교가 그 어떤 문화권에 국한됨이 없이 세계종교로 등장하고 있고 또한 동서양이 각기 고립돼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이 세계속에 살며 서로 이웃이 되고 있기 때문에 문화의 교류란 벌써 옛말이고 각자는 지상의 모든 사태에서 벗어날 수 없이 서로 밀접히 영향하고 연 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방의 종교는 이방의 것이 아니라 「나」의 종교로 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그리스도교회의 일치문제를 두고 보더라도 엇갈리는 敎義問題 표현방법 등 허다한 차질로써 그 진전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뿐아니라 한국교회만이 가지는 문제역시 깊이로 보나 넓이로 보나 크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백여년전 우리 손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여온 사실은 세계 어느곳에서도 그 유례를 볼 수 없는 민족적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발전상을 볼때 수긍할 수 없는 바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과거는 고사하고 공의회후 현금에도 구태의연한 주먹구구식 행정·경영의 미숙·졸열·인습적 권위의식에 의한 인사관리로 교회 유일의 재산인 인적자원을 무시함으로써 생기는 제문제들은 뜻있는 이로 하여금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한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지도층의 조속한 시정책을 촉구하는 동시에 몇가지를 제언한다. 첫째 인재양성에 등한한 것은 교회의 막중한 과업인 복음선포를 위해 백년대계를 무시한 근시안적 처사다. 갈려진 형제들의 YMCA운동을 보라. 그뿐이랴 台灣교회의 輔仁대학의 경우는 통일될 중화민국의 앞날을 위해 비좁은 섬안에서 거족적인 교육사업을 하지 않는가! 각 단과대학을 각 수도단체나 교구가 맡아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들은 아직 「우리본당」 「우리교구」식의 옹졸한 생각을 못벗어나고 있다. 그러한 배타적·자기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은 공의회 정신에만 위배될뿐아니라 이 교도에게까지 개방될 복음정신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 조수같이 밀려오는 종교전면 거부사상은 전교회를 위협하고 있지 않는가? 지금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모아도 모자랄판이 아닌가? 고로 인재양성은 한국교회전체가 한국전체를 위해 노력할 것이지 자기 교구만을 위하는 것은 너무나도 근시안적인 생각이라 하겠다.
다음은 양성된 인재의 활용에 대한 무계획성이다. 한사람을 일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시키려면 적어도 30년은 걸리며 인간의 능력은 한정된 것이다. 또한 지도층의 기능중 가장 중요한 기능의 하나는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있다.
일단 어떤 직책을 맡겼을 경우에는 대과없는 이상 자기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안정성있게 맡은 직책을 수행토록 해줘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층이 부하를 신의와 사랑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고 특정인의 한가지 잘못 때문에 그 인간성 전체를 선입 편견으로 다스린다거나 한가지 장점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좋게만 평가하는 것은 그릇된 처사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직책을 맡겼을 경우 맡은 사람으로 하여금 허수아비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교회행정의 대부분은 직책을 맡기고도 계속적인 간섭을 하고 심지어는 사사건건에 지도층이 관여함으로써 직책을 맡은 사람 으로하여금 업무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올뿐 아니라 비굴과 무능과 의욕상실을 초래하는 결과가 될 뿐이다. 고로 직책을 맡겼을경우에 그에 준하는 권리이양은 절대조건인 것이다. 자기만이 능력자라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대개 어리석은 사람이 많다. 부하를 마치 자기의 종속물 취급하듯 하는 것은 고사하고 의견을 무시하거나 그런 인상을 준다는 사실조차 위험하다.
대인관계에는 이성뿐만이 아니라 감정의윤리가 더 작용한다는 것을 상하가 동시에 자각해야할 줄로 알며 명령에는 사랑이 깃들어야 한다.
끝으로 전술한 교회의 당면한 제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겠지마는 더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교회 쇄신에 앞서 각자의 낡은 사고방식부터 쇄신해야할 줄로 생각한다. 즉 여태껏 『이렇게 하니 되더라』는 막연한 생각을 맡고 행정조직에 있어서나 인간관리에 있어서나 과학적인 연구와 조사를 거듭함으로 완성된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천주의 백성은 각자자기분야에 있어 책임과 권리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봉사해야할 것이고 교계제도는 균등한 천주의 백성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뒷받침하는 것이지 교회의 전부를 명령지시하는 대만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모든 신자와 지도층이 합해서 천주의 백성이라는 자각하에 같이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완성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